유희관(28, 두산 베어스)이 팀의 기대대로 반격의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
유희관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구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6탈삼진 2실점했다. 최근 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QS)가 없었던 유희관은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팀의 8-2 승리 속에 시즌 7승(4패)째를 수확했다. 6월에 거둔 첫 승리였다.
편한 마음을 가진 것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안 좋을 때는 혼자 하려는 생각을 했다. 승리를 하면서 평균자책점도 내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다 보니 둘 다 놓쳤다.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고 장타를 맞아 실점이 많았다.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하려고 했던 게 좋았다”고 밝혔다.

넥센전 경계대상 1호인 박병호를 상대하는 전략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희관은 어떤 자세로 박병호와의 승부를 준비했는지 묻자 “매번 하던 전력분석도 하지 않았다. 단점을 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타자도 아니다. 마음 편하게 하려고 전력분석도 안 하고 경기장에도 늦게 출근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조건보다 자신의 마음부터 다스리려고 했던 전략이 먹혀들었다.
남몰래 마음고생도 컸던 것 같았다. 유희관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꺼냈다.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계속된 부진으로 인한 정신적 압박도 느껴지는 한마디였다.
코칭스태프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전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권명철 코치님과 고다 코치님께 죄송하다. 내가 잘 던지지 못해서 계속 담배만 피우셨다. 앞으로는 코치님들이 웃을 수 있게 해드리겠다”며 유희관은 자신을 위해 애써준 코칭스태프를 향해서도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팀이 5연패해 4위에서 내려왔는데, 연패 끊어 기분 좋다. 오늘 계기로 모두 잘 던졌으면 좋겠다. 두산 선발이 약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며 유희관은 앞으로의 바람도 이야기했다. 4월의 모습과 가까워진 유희관의 피칭이 완전히 정상궤도에 들어서면 유희관의 바람도 이뤄진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분위기를 쇄신하고 또 한 번의 상승세를 노리고 있는 두산으로서도 유희관의 활약은 반갑다. 5연패를 끊는 동시에 유희관은 더스틴 니퍼트에게 바통을 넘기며 연승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이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유희관의 쾌투를 시작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