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신세’ 박주영, 과연 데려갈 팀 있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6.28 06: 31

‘무적’ 박주영(29)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더 이상 갈 곳이 없고 믿어줄 사람도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은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끝났다. 한국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후반전 11-10의 수적우세를 점하고도 오히려 결승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주목할 점은 이날 선발라인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부터 5경기 연속 부동의 원톱으로 기용했던 박주영을 처음 선발에서 내렸다. 대신 K리그 득점왕출신 김신욱(26, 울산)을 투입했다. 이미 러시아전이 끝난 뒤부터 박주영 대신 김신욱을 투입하라는 여론의 뭇매가 이어졌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알제리전에도 박주영을 뚝심 있게 믿었다. 벨기에전 전날 공식기자회견까지 박주영 기용을 암시했던 홍명보 감독이 돌연 마음을 바꾼 것.

효과는 만점이었다. 김신욱은 196cm의 장신을 활용한 제공권 경합으로 한국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줬다. 장신수비수들을 피해 2선으로 내려와 측면공격수와 연계플레이를 펼쳤던 박주영과는 스타일이 전혀 달랐다. 김신욱은 직접 수비수들과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쳤다. 전반 44분 스테번 드푸르의 퇴장도 김신욱이 이끌어냈다. 다만 김신욱이 떨궈준 공중볼을 제대로 받아먹는 전술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벤치에 앉아있는 박주영은 어느덧 투명인간이 됐다. 후반전 홍명보 감독은 공격보강을 위해 이근호, 김보경, 지동원을 교체카드로 썼다. 홍 감독을 포함해 박주영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 (박주영과) 면담을 한 적은 없다. 이 경기에 투입할 선수를 투입했다. 뭐 거기에 있어서 다른 선수들이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초에 벨기에전 구상에서 박주영은 제외됐었다는 뜻이다.
마침 같은 날 박주영의 원소속팀 아스날은 그와의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박주영은 공식적인 무적선수가 된 것. 2011년 아스날에 합류한 박주영은 총 6경기 교체출전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짐을 싸게 됐다. 사실상 없는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박주영은 아스날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기는 했지만, 선수경력에 치명타를 맞게 됐다. 운동장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박주영은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전세계 모든 축구인들이 지켜보는 월드컵에서 박주영의 실력은 낱낱이 공개가 됐다. 러시아전이 끝나고 영국공영방송 BBC 마틴 키언 해설위원은 “박주영은 센터포워드로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는 실망스러웠다. 몇몇 사람들은 그가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 행운이라고 한다”고 혹평했다. 월드컵에서 한 국가를 대표해 센터포워드로 활약할 기량이 없다는 뜻이다. 누가 이런 선수를 거액의 연봉을 줘가며 데려가려고 할까.
당초 홍명보 감독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를 우선으로 국가대표로 뽑겠다”고 천명한바 있다. 이에 따라 박주영은 지난 1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이적했었다. 하지만 왓포드에서도 박주영은 부상으로 단 2경기 출전에 그쳤다. 팀이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중대한 시점에 귀국해 파주NFC에서 ‘황제훈련’을 받았다. 소속팀과의 신의마저 저버린 선수는 누구도 영입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박주영도 이제 곧 서른 줄이다. 다음 월드컵에 승선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는 절대적인 믿음을 줬던 홍명보 감독에게도 보답하지 못했다. 과연 그를 받아줄 구단과 스승이 있을까. 있다면 어디가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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