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리버풀’ 수아레스, 제2의 무투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8 05: 38

‘핵이빨’ 사건으로 국제대회 9경기 출전 정지 및 4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루이스 수아레스(27, 우루과이)가 조용히 브라질 땅을 떠났다. 그러나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우루과이 축구협회가 항소를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소속팀 리버풀 역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수아레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이로 깨무는 사고를 쳤다. 아약스 시절, 그리고 리버풀로 이적한 뒤에도 같은 사건을 두 차례나 저지른 수아레스는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징계를 피해가지 못했다. 즉시 징계위원회를 꾸린 FIFA는 27일 수아레스에 9경기 출전 정지 및 4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수아레스는 이번 월드컵을 마감했다. 당분간 그를 활용할 수 없는 우루과이 대표팀도 문제지만 더 난감한 쪽은 사실 리버풀이다. 이번 징계로 수아레스는 리버풀의 시즌 초반에서 적어도 12경기를 결장하게 된다. 리버풀은 10월까지 리그 9경기,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3경기가 잡혀 있다. 리그컵을 빼고도 그렇다. 선수의 연봉을 주는 클럽으로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같은 사건으로 10경기나 수아레스를 쓰지 못했던 리버풀이라면 더 그렇다.

일단 리버풀은 FIFA가 이번 징계를 내린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본다는 계획이다. 그 다음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FIFA의 결정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론도 수아레스 편이 아니다. 당장 영국에서는 수아레스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인간 취급을 안 하는 분위기다. 수아레스는 기량을 생각하면 반드시 팀에 필요한 선수지만 이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으로써 팀이 받을 비난도 생각해 볼 시점이 됐다.
영국 도 “리버풀이 고민에 빠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리버풀이 선택할 수 있는 답안은 두 가지다. 비난을 감수하면서 수아레스를 데리고 있든지, 아니면 수아레스의 이적 혹은 방출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는 불투명하다. 수아레스의 방출은 본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 시점에서 수아레스를 선뜻 영입할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아레스를 데려가는 팀도 FIFA의 징계에 따라 10월까지는 그를 벤치에도 앉힐 수 없다.
이에 는 수아레스가 ‘제 2의 무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루마니아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아드리안 무투는 2003년 첼시로 이적하며 큰 조명을 받았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실권을 잡은 초창기라 거금 투자도 머뭇거리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러나 무투는 조세 무리뉴 감독과의 사이가 좋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2004년 9월 코카인 복용 혐의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벌금 2만 파운드와 7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첼시는 징계가 내려진 뒤 한 달 만에 무투와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무투를 다른 리그 팀으로 이적시킴으로써 확보할 수 있는 이적료 수입을 포기했다. 대신 무투에게 배상 책임을 물었고 이는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무투는 국제스포츠재판소(CAS)에 항소했고 첼시는 FIFA에 무투가 배상을 해야 한다며 진정을 올리는 등 복잡한 싸움으로 이어졌다. 결국 무투는 2010년 항소심에서 져 2000만 달러의 배상 책임을 안았다. 이는 지금까지도 완벽히 끝나지 않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첼시는 “무투가 계약을 위반했다”라는 명목으로 재판에서 승리했다. 축구 선수들의 계약서에는 품위 유지, 불법 행위시 계약 해지 및 배상 등의 복잡한 항목이 들어가 있다. 수아레스의 계약서에도 이런 내용은 당연히 들어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리버풀은 이를 근거로 수아레스에 금전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만약 리버풀이 수아레스의 방출을 결심한다면 제 2의 무투 사건으로 번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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