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에서 허무하게 탈락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번 월드컵 출전 32개 국 가장 낮은 전력 및 경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8년 미 대선 결과를 정확히 맞춰 화제가 된 이후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 산하 통계전문연구소로 흡수된 은 조별리그 종료와 맞춰 SPI(Soccer Power Index)를 발표했다. 수 만 번의 시뮬레이션, 그리고 통계에 입각한 경기력 분석, 상대에 대한 가중치 부여 등을 통해 객관적인 각 팀의 능력을 수치화시켜보려는 통계인 SPI에서 한국은 64.8점으로 32개 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60점대 점수를 받은 팀은 한국을 포함해 이란(69.4), 카메룬(68.2), 호주(67.3), 온두라스(65.8)까지 5개 팀이었다. 대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란보다는 앞서 있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뒤집어진 것이 눈에 띈다. 역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일본은 72.7점으로 70점대 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팀들이 모두 이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기록이다.

우리와 H조에 속했던 팀 중에서는 벨기에(83.0)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전체 순위는 9위에 그쳤다. 벨기에 역시 그렇게 경기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아쉬움이 남는다. 러시아는 76.4, 알제리는 75.0으로 중·하위권 점수를 받았다. 알제리는 16강 진출국에서는 그리스(74.5)와 더불어 가장 낮은 점수대를 형성했다. H조 역시 그렇게 강호들이 모여있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경우는 SPI 랭킹에서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이를 월드컵에서 증명하지 못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팀은 스페인(86.2)이었다. 지금까지의 쌓아온 실적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탈락팀 중 80점을 넘은 팀은 잉글랜드(81.1), 에콰도르(80.0), 보스니아-헤르고체비나(80.4) 밖에 없었다. 포르투갈은 79.9였다.
한편 브라질에 이어서는 아르헨티나(90.0)와 콜롬비아(88.9)가 2·3위를 기록해 남미 강세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독일(88.7), 프랑스(87.6), 네덜란드(87.3)라는 유럽의 마지막 자존심들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쫓았다. 한편 SPI와 전반적인 16강-결승 대진을 고려한 우승팀 확률에서는 브라질이 4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르헨티나(18%), 독일(11%), 네덜란드(10%)가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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