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28일(이하 한국시간)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 0-0이던 2회 1사 1,2루 타석에 들어선 다저스 디 고든은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날린 후 1루에 도착하기 전 3루 쪽을 흘끗 보았다. 2루 주자의 움직임을 보기 위한 행동이었다.
2루 주자 A.J. 엘리스가 3루를 도는 것을 확인 한 뒤 자신도 그대로 1루를 거쳐 2루로 달렸다. 왜 고든은 엘리스를 봤을까. 타구가 약간 짧기는 했지만 2사 인 상황. 2루 주자는 홈에 들어오는 것이 상식적이다. 고든은 엘리스의 상태를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엘리스는 올 시즌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았고 발목 부상으로 DL에 올랐다가 복귀한지 오래되지 않았다. 원래 걸음이 느린 포수인데다 올 시즌 특별한 사정까지 겹치니 고든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는 다행히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앨런 크레이그의 송구도 좋지 않아 엘리스는 무사히 홈에 들어왔다.
하지만 1-1 동점이던 4회 1사 후에는 느린 발이 확 티가 나고 말았다. 우익수 왼쪽으로 가는 타구를 날린 것 까지는 좋았다. 깊숙했기 때문에 2루타가 예상되던 상황. 엘리스도 2루를 향해 달렸지만 너무 느렸다. 이번에는 우익수의 송구 거리도 훨씬 짧았기 때문에 정확했다. 아웃. 어지간하면 1사 2루로 다시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올 법 했지만 그냥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류현진이 바로 앞서 4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은 뒤였기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엘리스의 느린 발이 류현진을 속타게(?)한 것은 이 번이 처음이 아니다. 류현진이 등판했던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1-0으로 앞선 2회 2사 2,3루에서 디 고든의 우전 안타 때 였다. 3루주자 스캇 밴슬라이크야 당연히 홈에 들어왔지만 문제는 2루에 있던 A.J. 엘리스였다. 2루에서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샌디에이고 우익수 크리스 데노피아의 송구에 걸려 아웃 되고 말았다. 2점 뽑고 주자 2루로 이어질 수도 있던 상황이 1점 뽑고 공수교대로 변했다.
물론 이 경기에선 류현진이 1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다저스 타선도 더 이상 추가점을 올리지 못하고 끝까지 2-1 마음 졸이며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엘리스를 어떻게 원망할 수 있을까. 아팠다는데 그리고 포수라는데.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