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가 포커페이스가 참 좋단 말야. 그런데 그런 표정을 짓더라고."
류현진이 등판하는 LA 다저스 경기를 자주 챙겨보는 야구인들이 적지 않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작년부터 다저스 경기를 가끔 봤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있는 오전시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감독들은 메이저리그 야구를 보면서 팀 운영의 영감을 얻곤 한다.
김 감독은 28일 류현진의 10승 도전경기도 지켜봤다고 한다. 그는 "수비가 너무 아쉬웠다. 중견수(스캇 밴 슬라이크)보다 우익수(야시엘 푸이그) 수비가 좋다보니 중견수가 공을 쳐다만 봤다. 세인트루이스는 중견수(존 제이)가 안타 2개보다 더 값진 호수비를 했다"면서 "현진이 그런 표정은 나도 처음 봤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중견수 밴 슬라이크가 공을 잡지 못하자 마운드에서 보기 드물게 감정표현을 했다. 머리위로 손을 올리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2실점이 추가됐으니 그럴 만했다. 보통 경기 후에도 야수들을 탓하는 법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당연히 잡을 줄 알고 공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의 포커페이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쿠바와 가진 결승전에서도 류현진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현진이 포커페이스가 참 좋다. 그건 정말 (한화에서) 잘 배웠다. 그런데 수비에서 그런 모습이 나오니까 표정이 나오더라"고 놀라워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7이닝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그 수비 하나때문에 패전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수비가 그래서 중요한거다. 하루에 안타 2개치는 것보다 좋은 수비 하나가 팀 승리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기록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감독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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