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반복하기 싫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젊음은 신체적인 조건에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탓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에 0-1로 패한 평균 연령 26.1세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나서기 전 팀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파 선수들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에 들어서는 경험 부족에 시달리며 1무 2패를 기록,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치명적이었다는 것은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다.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가 5명에 불과했다는 것이 약점이 됐기 때문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뛰었던 기성용(25, 스완지 시티)은 "이번 대표팀은 어렸고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별로 없었다. 이 점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고, 구자철(마인츠) 또한 "큰 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 경험이 부족했고, 중압감과 압박감을 감내하는 경험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만 봤을 때 '역대 최연소'라는 수식어는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4년 뒤에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생각하게 된다면 다르다. 부족했던 경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쌓았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16강 진출 실패 속에서도 "선수들이 큰 대회 경험한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요소를 꼽을 수 있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 소집된 선수 중 곽태휘(33, 알 힐랄)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4년 뒤에도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나이다. 몇몇 선수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험은 물론 신체적인 조건도 절정에 이를 때다. 베테랑도 다수 생긴다. 박주영(아스날)과 이근호(상주 상무), 정성룡(수원 삼성),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하대성(베이징 궈안, 이상 29) 등은 최고참이 돼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다. 기성용이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 원인으로 꼽은 것들이 해결되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늘어난다고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의 실패를 확실하게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무엇보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야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막내 손흥민(21, 레버쿠젠)과 같이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매우 강한 선수들 많다는 걸 또 한번 느꼈다. 토대로 개인훈련 등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는 자세를 모두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실패라는 경험을 밑거름으로 삼지 않는다면 실패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16강 탈락과 진출 성공을 반복하며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젊음을 바탕으로 한 지금의 한국 선수들은 지속적인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한국은 상당히 젊은 팀이고, 기초가 튼튼한 팀이다. 이 기초를 발판으로 삼아 잘할 것이다"며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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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