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칠레] ‘9번의 부재’ 브라질, 토너먼트 순항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9 04: 00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했다. 국민성부터가 골에 대한 갈망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풍토 때문이지 브라질은 항상 좋은 공격수가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걸출한 최전방 공격수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그 정점으로 기억될 만하다.
브라질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간신히 이겼다. 칠레의 거센 압박에 고전하며 홈팬들을 애태우게 했지만 가까스로 승리하고 8강에 나갔다. 하지만 보완점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 우승을 위해서는 최전방 공격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 판이었다.
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팀은 단연 브라질이다. 부동의 1위인 통산 5회 우승이 이를 증명한다. 득점력도 화려했다. 이번 대회 조별예선까지 총 217골을 넣어 독일(구 서독 포함, 213골)을 제친 당당한 1위다. 월드컵 통산 개인 득점 공동 1위인 호나우두(15골)를 비롯, 축구황제 펠레(12골), 호마리우, 베베토, 자일지뉴, 바바, 히바우두까지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적어도 공격수를 놓고 걱정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러나 2010년부터 최전방 공격수는 브라질의 최대 고민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2선에는 카카와 호비뉴라는 좋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최전방 화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루이스 파비아누가 분전했으나 그를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부르기는 어려웠다. 강호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원인이 됐고 결국 브라질은 8강에서 네덜란드에 져 탈락했다.
이번 대표팀에도 고민은 동일했다. 2선에는 ‘에이스’로 거듭난 네이마르, 그리고 천재형 공격형 미드필더 오스카가 버티고 있었다.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 자원이 부족했다. 프레드가 먼저 기회를 얻었으나 조별리그부터 활약상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자연히 네이마르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졌다.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던 화려한 공격도 차츰 자취를 감춰갔다.
칠레와의 16강전에서는 이런 고민이 팀의 발목을 잡았다. 스콜라리 감독은 프레드를 최전방 공격수로 넣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카메룬전에서 골을 넣으며 감을 살린 프레드였다.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이미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선수였다. 칠레의 거친 압박 수비에 골은커녕 기회도 만들어주지 못했다. 헐크의 움직임은 한결 나아보였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교체로 들어간 조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땅을 쳤다.
이런 브라질의 약점을 이용한 칠레는 네이마르를 허리부터 틀어막는 전술로 재미를 봤다. 다른 공격수들이 더 분전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맥이 끊긴 브라질은 마음이 앞서는 플레이로 고전을 자초했다. 8강에는 나갔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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