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호텔킹’에서 ‘아내의 유혹’이 보인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6.29 07: 37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에서 ‘아내의 유혹’이 보인다. ‘아내의 유혹’은 방송이 끝나고 수년이 흐른 요즘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전설적인 ‘막장’ 드라마다. 파렴치하게 나쁜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은 한 여자가 신분을 바꾸고 돌아와 복수하는 내용의 이 작품은 통쾌한 복수극이란 점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호텔킹’은 물론 ‘아내의 유혹’처럼 단순한 드라마는 아니다. ‘아내의 유혹’이 한 사람의 복수에 집중하는 내용이었다면, ‘호텔킹’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며 호텔을 배경으로 여러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 인물들 중에는 과거를 알 수 없는 다수의 미스터리한 인물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백미녀(김해숙 분)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극본 조은정 연출 애쉬번 장준호)에서는 과거 이중구(이덕화 분)에게 버림을 받은 후 이름을 바꾸고 살아 온 백미녀(김해숙 분)의 과거가 밝혀졌다.

이날 이중구는 백미녀가 과거 자신의 아이를 낳고 살았던 백미연이였음을 알아챘다. 이에 그는 백미녀를 찾아와 "할 말이 있다"며 그와 함께 과거 백미연을 버리고 도망쳤던 장소에 갔다.
이중구는 "참 지독하게 살아남았어. 백미연. 그렇게 볼 필요 없어. 네가 누군지 다 알았는데 내가 뭐가 무섭겠니?"라고 말하며 백미녀를 위협했다. 분노한 백미녀는 "33년 전 니까짓 놈은 다리 한 짝을 잃었지만 난 내 전부를 잃었다"고 말한 뒤 이성을 잃고 그에게 달려들어 죽이려고 했다. 
이중구와 백미녀는 사실상 주인공 차재완(이동욱 분)의 부모다. 잔혹한 악당 이중구는 젊은 시절 백미녀를 배신하고 죽음으로 몰아갔고, 그가 진짜 죽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백미녀는 살아남아 한을 품은 채 이중구의 눈앞으로 돌아왔고 그에게 복수를 펼치기 위해 이름을 백미연에서 백미녀로 바꾼 채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살아왔다.
'아내의 유혹'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 구은재(장서희 분) 역시 남편에게 버림받고 죽음의 경계를 오간 후 변신한다. 그의 변신은 180도 변한 성격과 점 하나를 찍고 달라진(?) 외모로 보여진다. 이름 한 글자를 바꾸고 돌아온 백미녀도 구은재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인다.
이제 백미녀는 죽었다고 생각한 자신의 아들 현우가 차재완이란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간 씨엘 호텔을 차지하고 이중구를 향한 복수극을 펼쳐온 그의 행보에는 아무래도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한을 품은 여자의 복수극은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버릴 수 없는 매력적인 소재인 듯하다. 호텔을 지키고자 하는 상속녀와 그를 사랑하는 총지배인의 이야기로 남다른 재미를 줬던 이 드라마도 전설적인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소재를 공유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eujenej@osen.co.kr
'호텔킹'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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