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팽팽할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도 빨리 틀린 이야기가 됐다.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즌 3차전은 우완 잭 그레인키와 랜스 린의 선발 카드가 나섰다.
그레인키는 전날까지 9승 4패. 린도 만만치 않았다. 8승 5패로 그레인키와 1승 차이. 평균자책점도 그레인키 2.89. 린 2.90으로 미세했다.

더구나 그레인키는 바로 앞선 2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5.2이닝 동안 11안타를 내주면서 5실점(5자책점)했다. 올 시즌 자신의 최다실점이자 최다피안타 타이 경기. 반면 랜은 바로 앞선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8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 7개를 곁들인 호투였다.
이날 피칭에 대한 둘의 분석도 있었다. 그레인키는 빠른 볼은 좋았지만 나머지 오프 스피드 볼이 좋지 않았다고 불만스러워했다. 반면 랜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변화구가 좋았다. 투구폼을 약간 바꿨는데 효과를 본 것”이라고 흡족해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레인키 하락세, 랜 상승세이므로 승수나 평균자책점에서의 차이를 상쇄한다고 볼 만 했다.
하지만 린의 2이닝을 마친 후 마운드에서 사라졌다. 다저스 타선에 무려 7점이나 내준 뒤였다. 허망한 결과는 야구는 투수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1회 세인트루이스의 수비. 1사 후 야시엘 푸이그가 친 강한 타구를 세인트루이스 1루수 맷 아담스가 잡았다 놓쳤다. 강하긴 했지만 정면타구. 기록은 안타가 됐지만 좋은 수비는 아니었다. 불운은 이어졌다. 다음 타자 핸리 라미레스가 친 타구는 약간 빗 맞았다. 세인트루이스 3루수 맷 카펜터가 급히 달려 나왔지만 타구도 너무 느렸고 스텝도 맞지 않았다. 1루에 던져보지도 못하고 1사 1,2루가 됐다.
랜은 다음 타자 아드리안 곤살레스를 상대로 2루 앞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가 되면 이닝도 종료. 하지만 2루수 마크 엘리스로부터 볼을 받은 유격수 다니엘 데스칼소가 글러브에서 볼을 빼다 놓쳐버렸다. 1루 주자 라미레스는 2루에서 아웃이 선언됐지만 이 사이 2루주자 푸이그는 홈으로 돌진에 성공했다. 선취점을 이렇게 맥없이 내줬다.
2회 선두 타자 앙드레 이디어가 친 타구 역시 기록상만 안타였다. 볼을 쫓던 유격수 데스칼소의 글러브가 너무 높았다. 중견수까지 굴러가는 안타. 여기부터 랜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저스틴 터너, A.J 엘리스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다저스 선발 투수 잭 그레인키가 보내기 번트자세룰 취하고 있는 상태에서 던진 93마일짜리 직구가 그레인키의 등 뒤로 갔다. 그레인키 타석과 다음 타자 고든 타석 때는 폭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랜은 2이닝을 마치는 동안 61개의 볼을 던져야 했고 3회부터는 닉 그린우드로 교체됐다. 이사이 다저스는 2회에만 6점을 뽑아 올 시즌 1이닝 최다 득점 팀기록을 세웠다. 린의 시즌 자책점은 이날 실점으로 3.38로 치솟았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