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은 "데뷔 9년차..이제 다양해지고 싶어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6.29 11: 11

분명히 공포 영화인데, 풋풋한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가슴이 설렌다. 보기만 해도 깜짝깜짝 놀라는 귀신들이 곳곳에서 등장해 가슴을 철렁하게 하지만, 꽃잎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남녀 주인공의 모습은 순수함, 그 자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배우 김소은이 있다. 영화 '소녀괴담'에서 소녀귀신으로 변신한 김소은은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예쁘다. 소설 '소나기'에 등장하는 소녀의 모습이 이런 걸까. 새로운 첫사랑의 아이콘이 탄생한 거냐며 넌지시 운을 떼니 김소은은 그 수식어에는 범접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대신 자신은 신비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연기했으니 '신비의 아이콘' 정도로 하자며 웃음을 터뜨렸다.
"감독님께서 소녀귀신은 비밀스러웠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신비감은 있지만 귀신답지 않게 사람다운 귀신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그렇다고 다른 귀신들처럼 슬프지는 않은 그런 귀신이요. 밝고 호기심 많고 귀여운 고등학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밝게 잡아나갔죠. 함께 하는 인수(강하늘 분)가 어두운 부분이 많아서 둘 다 어두우면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으니까 밝게 하려고 했어요."

밝은 소녀귀신. 김소은과 정말 잘 어울리지만, 한편으론 "또?"라는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간 김소은은 작품을 통해 밝은 이미지를 주로 보여왔다. 특히 김소은이라는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MBC 드라마 '마의'가 그랬다. 백광현(조승우 분)을 짝사랑하는 숙휘공주 역을 맡았던 그는 통통 튀는 캐릭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또다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이미지가 굳어버릴까에 대한 걱정. 김소은은 그런 게 자신의 장점이라고 했다. 밝은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 자신의 큰 장점이라고 그는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저는 작품을 고를 때 주로 캐릭터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캐릭터의 매력이나 색깔 등을 보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르죠. 발랄하고 쾌활한 역할들, 밝은 쪽으로는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은 없느냐고요? 그것이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두운 분위기의 연기는 잘 해보고 싶고 욕심도 많지만 밝은 걸 갖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요(웃음)."
밝은 것이 장점이지만, 그 정반대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벌써 데뷔 9년 차,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고 싶으냐 물으니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단다. 좀 더 욕심을 내서 하지 못했던 역할들도 해보고 싶다며 진지하게 배우로서의 길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만족하는 편이에요. 시간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흘러갔는지도 모르겠고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고 즐기자 이런 마인드여서 재밌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10년 차를 바라보게 됐네요(웃음). 아직 못해 본 역할들이 많아서 이제는 욕심을 좀 내서 평소에 도전하지 못했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색깔도 많았으면 좋겠고요. 나중에는 좀 더 나이가 들어서 10년, 20년이 지나면 믿고 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소녀괴담'은 김소은에게 도전이 될 법하다. 밝은 소녀귀신이지만 어두운 면도 지니고 있는 소녀귀신이기에 김소은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특히나 '학교폭력'이라는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소녀귀신의 연기를 해야 한 김소은은 연기하면서 마음이 그렇게 아팠다고. 실제로 얼굴이 빨개지기까지 하며 학교폭력을 당해야 하는 그 아픔을 고스란히 느꼈다고 했다.
"저는 학교에 다닐 때 학교 폭력이라는 것을 보지도 못했고 듣지도 못했어요. 이번 영화 때문에 알게 됐죠. 문제가 많이 심각하더라고요. 많이 아팠고 배우들이랑 이야기도 많이 했지만, 가해자 물론 방관자들이 연기하는 입장으로서 너무 나쁘더라고요. 괴롭히는 애도 나쁘지만, 방관자들을 보면서 울컥울컥 했어요. 얼굴이 빨개지기까지 하더라고요. 우리 영화를 보고 학생들이 그런 문제가 있는 친구들한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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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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