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의 무한도전, 이제 우리의 차례다[종영]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6.30 07: 16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정도전(조재현 분)의 가르침은 영원히 남았다. 정도전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원대한 꿈을 가슴에 품으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9일 50회로 종영한 '정도전'에서는 이방원(안재모 분)이 일으킨 왕자의 난에서 결국 목숨을 잃는 정도전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도전은 민본의 나라를 완성하기 직전 방심했던 자신 때문에 대업을 망쳤다면서, 이방원에 목숨을 거두라고 말했다.
정도전의 자식과 당여 등 모두를 무참하게 죽였던 이방원은 그에게 자신의 신하가 될 생각이 없냐면서 다른 정책을 모두 수용하겠으니 재상정치만 거둬들이라고 제안했다. 정도전은 나라의 주인이 군왕이라는 이방원에 "왕은 하늘이 내리지만 재상은 백성이 낸다. 해서 재상이 다스리는 나라는 왕이 다스리는 나라보다 백성에게 더 가깝고 더 이롭고 더 안전한 것이다.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다. 군왕은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이방원은 정도전을 죽이면서 조선을 앞으로 포은 정몽주를 숭상하고, 정도전은 간신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정도전은 "이 땅에 백성이 살아있는 한 민본의 대업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방원은 죽은 정도전의 모습을 보면서 존경했던 숙부를 자신의 손으로 제거해야만 하는 현실, 또 자신의 세상이 됐다는 자신감 등 복잡미묘한 심경이 교차되는 표정을 지었다. 이후 이방원은 정도전의 대업을 깎아내리는 작업을 펼치면서도 정도전이 중앙집권국가를 만들기 위해 행했던 모든 개혁을 받아들이는 아이러니를 보이며, 역사가 철저히 승자의 기록이라는 것을 알리듯 그의 마지막을 왜곡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특히 극의 주인공 정도전이 죽었지만 이후 이방원과 이성계(유동근 분)의 팽팽한 대결은 긴장감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방원이 그토록 원했던 용포를 걸치고 웃음짓는 모습, 또 죽은 정도전이 재등장해 던진 마지막 메시지가 제작진이 그토록 자신만만해하던 '역대급 엔딩'이 무엇인지 보였다. 정도전은 군사, 백성 또 현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 말하듯 "그대들에게 명한다. 두려움을 떨쳐라. 냉소와 절망, 나태와 무기력을 혁파하고 저마다 가슴에 불가능한 꿈을 품어라. 그것이 바로 그대들의 대업, 진정한 대업이다"라는 메시지로 뜨거운 울림을 전하며 자신의 대업을 이을 것을 명해 드라마 종영의 아쉬움에 젖었던 시청자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여말선초의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던 고품격 정치 사극 '정도전'은 시청자가 마음속에 품고 또 따라야 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닌 숙제 하나를 남겼다. 이처럼 수백년 전의 인물이 현대의 시청자에 전하는 메시지는 이상할 정도로 이질감 없이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하면서 드라마 종영을 아쉬워할 새 없게 만드는, 정도전의 죽음이 결코 끝이 아닌 새로운 엔딩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1월 4일 첫 방송된 '정도전'은 고증에 충실한 정통 사극으로 첫 방송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통 사극에 목말랐던 시청자에 역사책 첫 페이지를 펼치며 차근하고 묵직하게 이야기를 끌고나갔던 '정도전'은 혼란한 여말선초를 살았던 인물에게 현대의 이야기를 대입하게 하며 수많은 명대사를 탄생시켰다. 또 조재현, 유동근, 박영규, 임호, 선동혁, 안재모 등 이름을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모든 배우들이 매장면 연기 열전을 보이며 놀라운 흡인력을 발휘했다.
한편 '정도전' 후속으로는 소년교도소를 담아낸 6부작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이 방송된다. '정도전'의 명성을 이을 KBS의 새로운 정통사극으로는 임진왜란 때 겪은 교훈을 저술한 '징비록'을 남긴 조선 중기 관료 류성룡의 이야기가 다뤄질 예정이다. 내년 1월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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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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