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연 로벤(30, 바이에른 뮌헨)의 집념이 네덜란드를 살렸다.
네덜란드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멕시코전에서 스네이더와 훈텔라르의 골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네덜란드는 8강에 선착했다.
세계최고의 윙어 아르연 로벤(30, 바이에른 뮌헨)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돌파가 돋보인다. 한 번 발동이 걸리면 그를 저지하기가 쉽지 않다. 로벤의 돌파에 이은 슈팅이나 크로스는 네덜란드의 주요 득점루트다. 이에 멕시코 수비는 로벤이 공을 잡자마자 거친 태클로 제동을 걸었다. 애초에 예봉을 꺾겠다는 의미였다.

로벤은 전반 22분 멕시코 중원을 휘저으며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로벤은 프리킥을 원했지만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로벤의 액션이 과했다는 판정이었다. 기회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역시 로벤의 돌파는 무서웠다.
전반 추가시간 중원을 돌파한 반 페르시는 로벤에게 절묘한 패스를 밀어줬다. 공을 잡은 로벤은 태클에 밀려 넘어졌지만 역시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로벤의 액션이 컸다는 뜻이었다. 로벤을 막던 모레노는 발목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갈 정도로 큰 접촉이 있었다. 네덜란드로서 전반전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로벤은 후반 23분에도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넘어졌다. 이미 넘어져있는 멕시코 선수의 다리에 일부러 걸려 넘어졌다. 심판이 속아줄 리가 없는 액션이었다. 로벤은 잦은 액션으로 심판의 신뢰를 잃은 듯했다. 로벤은 후반 29분 수비수 태클을 점프해서 피한 뒤 슈팅까지 날렸다. 이번에는 오초아의 선방에 막혔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순간, 심판은 로벤의 편을 들어줬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에 로벤이 넘어지자 심판은 결국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로벤의 ‘3전 4기’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로벤 대신 키커로 나선 훈텔라르는 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 죽어가던 네덜란드를 결국 스네이더와 로벤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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