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멕시코] 고립된 반 페르시, 박주영과는 달랐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6.30 03: 00

로빈 반 페르시(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원톱의 품격을 보였다.
네덜란드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멕시코전에서 스네이더와 훈텔라르의 극적인 골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네덜란드는 8강에 안착했다.
오렌지 군단의 에이스 로빈 반 페르시(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조별리그 두 경기서 세 골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칠레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했었다. 체력을 아낀 반 페르시가 멕시코전에서 골 행진을 이어갈지 관심사였다.

이날 멕시코는 최전방의 반 페르시를 철저히 고립시키는 작전을 썼다. 마르케스 등 노련한 수비수들은 반 페르시에게 가는 스루패스를 미리 철저하게 차단했다. 제 때 공을 잡지 못하는 반 페르시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비슷한 상황에서 박주영은 최전방에서의 경합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중원까지 내려와 공을 이어주는 연계플레이를 펼쳤다. 자신을 죽이고 측면공격수를 살리려는 의도였다. 이 때문에 박주영은 슈팅다운 슛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경기에서 지워졌다. 박주영이 위력이 없기 때문에 2선 공격수들도 살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반 페르시는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차선책을 찾았다. 최전방에 깊숙이 박힌 반 페르시는 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받은 뒤 강력한 몸싸움과 키핑능력으로 공을 지켰다. 이후 돌아서는 포스트플레이를 펼친 뒤에 슈팅이나 패스 등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일단 최전방에 공이 들어가면서 측면공격수들도 템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박주영과 다른 점이었다. 
반 페르시는 전반 27분 동료가 수비수 키를 넘겨 한 방에 넘겨준 로빙패스를 한 번의 컨트롤로 자기 볼로 만든 뒤 슈팅까지 연결했다. 아무리 수비수 숫자가 많아도 날카로운 침투와 한 번의 컨트롤로 이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박주영은 줘도 받아먹지 못하고 ‘따봉’을 연발했던 그 장면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출신의 맨유 원톱과 아스날 벤치선수의 차이점이었다.
후반전 반 페르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결국 그는 후반 31분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 임무를 교대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스네이더의 동점 중거리포와 로벤의 페널티킥이 이어지며 기사회생했다. 훈텔라르는 페널티킥을 넣어 교체카드를 적중시켰다. 네덜란드에는 반 페리스 외에도 빛날 수 있는 선수가 많았다. 그제야 반 페르시도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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