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뭘까. 피를 나누고 촌수라는 계산법으로 정의내릴 수 있는 것만이 가족일까. 여기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가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룸메이트'는 서로 다른 개인들이 모여 룸메이트가 되고 각자의 삶을 공유하는 홈쉐어 프로그램이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들이 한 집에서 가족이 되는 '가족의 탄생'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개성 강한 출연진은 회가 지날수록 가족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방송은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가족의 의미란 무엇일까. 피가 섞이지 않은 이들도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이날 방송에서는 강인한 미녀 파이터 송가연의 울먹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제 성년이 된 송가연을 위해 멤버들은 깜짝 성년의 날 파티를 준비했다. 또한 그와 같은 방을 쓰는 맏언니 이소라는 특별히 개인 선물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소라는 "생각지도 못했다"는 송가연을 안아주며 "그렇게 많은 걸 만날 참느라고 어떻게 하냐. 언니한테 다 말해라"고 말했다. 이소라의 든든한 포옹에 송가연은 울먹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나나는 이날 많은 이들의 '무한 칭찬'을 받은 주인공이었다. 그는 사실 요리를 잘 하지 못했지만, 멤버들은 나나의 요리를 맛보며 그를 칭찬했다. 그가 만든 서툰 겉절이 김치에 신성우는 "처음인데 이 정도면 잘 했다"고 평가했고, 조세호는 밥과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며 그를 감쌌다.
특히 특별 출연한 조세호의 어머니는 나나를 향한 자상한 말과 행동으로 따뜻함을 전했다. 조세호의 어머니는 나나에게 "직접 보니 더 예쁘다", "참 싹싹한 아가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고, 나나가 만든 음식을 맛보면서도 맛있다고 말하며 "먹기 전에 참기름과 깨만 좀 넣으면 될 것 같다"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 같은 나나를 향한 칭찬은 '룸메이트' 내 나나의 이미지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실 지난 방송에서 예능프로그램 출연 이후 자신을 향한 악플에 괴로워하고 있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룸메이트' 내 나나의 캐릭터는 당당하고 톡톡 튀는 걸그룹 멤버이지만, 그 민낯은 20대 초반의 여린 소녀였다. 그렇기에 이날 나나를 보듬어준 모든 이들의 행동은 상처투성이인 나나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조세호의 부모님은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두 사람은 아들 조세호만큼이나 '룸메이트' 멤버들을 살뜰히 아꼈다. 이들은 멤버들 모두와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친자식처럼 챙겼다.
특히 조세호의 어머니는 박봄에게 "나는 자기 같은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 외롭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이에 박봄은 특별한 사건이나 이유가 없어도, 그저 진심의 전달만으로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조세호의 어머니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바쁘게 활동하면서도 굉장히 힘들고 외롭겠구나를 느꼈다. 당신을 아끼는 사람들이 만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누군가는 그저 긴말이 필요없는 포옹으로, 누군가는 상처받은 이를 향한 칭찬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숨겨온 속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것으로 가족이 될 수 있었다.
'룸메이트'는 가족의 여러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혈연으로 혹은 법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이 소박한 예능에 담겼다. '룸메이트'가 시청자들에게 제시하는 가족의 의미는 너무나 여러 형태기에 쉽게 정의내릴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의 관계가 어떻든지 정과 사랑, 배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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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