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비니 로티노는 이날 포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로티노는 좌완 앤디 밴 헤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팀은 부상에서 갓 회복한 로티노가 포수 마스크까지 쓰는 것을 고려해 그를 평소 포수 자리인 9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가 아니더라도 이성열(7번), 윤석민(8번) 등 하위타선에 힘있는 타자가 넘쳤다.
이날 넥센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7-0 완승을 거뒀다. 로티노는 2회 2사 후 좌중간 2루타를 기록한 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선상 2루타 후 득점까지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은 3할3푼1리까지 올랐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3할이 넘는, 그것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는 외국인 타자를 9번 타순에 넣는 것은 쉽지 않다. 해당 선수의 자존심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로티노는 어느 타순, 포지션이든 가리지 않고 먼저 나서는 성격을 지녔다. 팀에서도 큰 부담 없이 타순 기용안을 짤 수 있다.
넥센은 3번 유한준-4번 박병호- 5번 강정호까지 누구 하나 쳐지지 않는 최강 중심 타선을 가용하고 있다. 여기에 안타 선두(107개) 서건창과 베테랑 이택근이 나서는 테이블 세터 역시 리그 최고 중 하나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김민성도 6번에서 빠르게 타격감을 올리고 있다. 점차 걸릴 곳이 사라지고 있다.
넥센은 6월 월간 팀 평균자책점이 6.08에 이르렀지만 팀은 13승1무7패를 기록하며 월간 승률 3위에 올랐다. 어느새 2위 NC도 반 경기차로 추격하며 6월을 마쳤다. 2할 언저리에 머물던 팀 득점권 타율은 2할5푼2로 소폭 올랐다. 넥센 승승장구의 원천은 역시 타순을 가리지 않고 몰아치는 파워 군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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