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리빌딩' 모두 놓친 한화 어디로 가고 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30 06: 19

한화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건가.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최하위는 또 한화다. 30일 현재 23승42패1무 승률 3할5푼4리로 8위 LG에 1.5경기 뒤진 9위. 지난 겨울 대대적인 투자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순위는 변함없이 9위 제자리걸음 중이다. 한화를 지켜보는 시선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외부에서 객관적인 시선을 견지하는 전문가들은 "성적과 리빌딩 모두 놓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 저조한 성적, 예고된 일이었다

야구전문가 A는 한화의 냉정한 팀 전력을 지적했다. 그는 "시즌 전 한화를 최하위로 예상했다. 정근우·이용규를 영입했지만 야구는 결국 투수 놀음이다.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투수가 거의 없었다. 이태양도 시즌 전에는 예상 못한 전력이었다"며 "투수진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적을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외국인 투수도 실패했지만 그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투수들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 B는 "야구는 한 번에 강해질 수 없다. 수년간 누적된 전력과 시스템으로 강한 팀이 되는 것이다. 절대 단기간에 강해질 수 없다"며 "한화가 정근우·이용규를 데려온 것도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그들을 보고 배우며 성장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화는 무조건 성적만 바라보고 있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한화 팬들이 팀 전력에 대해 더 잘 알 것이다. 솔직히 냉정하게 볼 때 올해 한화에 4강 이상을 기대하는 팬들이 얼마나 있었겠나. 차라리 한화 구단에서 시즌 전 팬들을 상대로 '우리가 정말 몇 위를 할 것인가' 설문조사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팬들이 갖는 진짜 기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성적만 쫓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는 팀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어설픈 리빌딩, 운영 체계가 잘못됐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는 성적도 나지 않으면서 리빌딩마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B씨는 "한화가 하루빨리 방향 설정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성적을 내려면 외국인선수를 빨리 바꾸든가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 주전 야수 라인업 중에서 포수 정범모를 제외하면 가장 나이 어린 선수가 우리나이 서른의 이용규와 최진행이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A씨는 "지금의 한화를 보면 과거 유망주를 못 키우던 LG를 보는 것 같다. 제대로 리빌딩이 되지 않고 있다. 야수나 투수를 보면 꾸준하게 한 가지 보직으로 밀어주는 선수가 얼마 없다. 올해 이태양이 잘하고 있지만 김혁민이나 안승민, 송창현도 잘한다고 하던 때가 있었다. 가능성 있는 선수가 잠깐 안 된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계속해서 밀어줄 필요가 있다. 그때 그때 써보고 안 되면 바로 다른 선수를 찾는다면 끝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조금 더 체계적으로 유망주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년에 5승했다면 올해는 7~8승 정도를 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주고 기다려야 한다. 단번에 10승 이상 기대하면 금방 지치게 된다. 야수진에서도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운용해야 하는데 한화에게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당장이 급한 팀 사정에 리빌딩마저 어설퍼졌다.
▲ 김응룡 감독, 다음을 위한 팀 만들어야
올해로 계약 기간이 끝나는 김응룡 감독을 향해서도 답답한 안타까운 시선이 공존한다. B씨는 "김응룡 감독이 얼마나 답답하겠나. 이래도 저래도 안 되는 팀 사정에 힘들 것"이라면서도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A씨는 "한화를 볼 때 가장 안타까운 건 선수들의 임무 분담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투수 보직이 수시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부족한 것을 땜질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래서는 어떤 선수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겠나"며 "2군에서 차근차근 커야 할 유망주들이 팀 사정이 급해 1군에서 쓰이면 선수에게도 전혀 좋을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인 투수 최영환·조영우가 바로 이 케이스의 선수들이다. 그들이 당장 1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김응룡 감독이다. A씨는 "김응룡 감독이 눈앞 성적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다음 감독에게 좋은 팀을 물려주겠다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런 식으로 1승 더하는 건 팀이 아닌 개인을 위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하위권에 처진 한화가 포스트시즌이라도 되는냥 내일이 없는 야구를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이 아닌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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