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명예회복? 모든 평가는 시즌 끝난 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30 13: 00

"어제 잠을 못 잤다. 왜 못 쳤는지 반성했다".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38)은 지난 28일 포항 한화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삼성이 장단 17안타를 폭발시켰지만 이승엽 홀로 못쳐 선발타자 전원 안타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이 된 29일 한화전에서 보란 듯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폭발하며 전날 부진을 만회했다. 히어로가 된 이승엽의 첫 마디는 "어제 잠을 못 잤다"는 것이었다.
▲ 국민타자도 반성을 한다

이승엽은 5타수 무안타를 떠올리며 "왜 못쳤는지 반성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승엽은 그날 하루만 부진했다. 그 전날에도 홈런을 터뜨렸다. 단 하루를 못 친 것인데도 밤에 잠도 못 이룰 만큼 견딜 수 없었다. 이튿날 야구장에 나와 김한수 타격코치와 함께 흔들린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 애썼다.
그는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다. 스윙할 때 왼 뒷발 축이 흔들리는 것이 문제였다. 피니시 동작을 잘 잡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며 연습했다.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의 부진도 참을 수 없었던 불면의 밤, 그 결과가 바로 참회의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승엽은 "타격이란 게 세게 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골프처럼 정지된 공이 아닌 날아오는 공을 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포인트에서 맞혀야 한다. 세게 치면 좋지만 큰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힘이 아니라 타이밍으로 치는 타자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 욕심없이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승엽은 뜨거운 6월을 보냈다. 6월 22경기에서 타율 3할3푼 30안타 9홈런 23타점. 5월까지 45경기 타율 2할9푼7리 9홈런 33타점으로 활약했지만 6월에는 더 무섭게 폭발했다. 우리나이 38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세월을 거스르고 있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400홈런을 치고 싶다"던 그의 바람도 머지 않았다. 통산 홈런 376개로 24개가 남았다.
6월 활약에 대해 이승엽은 "경기를 하며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다. 안도는 아니지만 고비를 넘긴 듯하다. 타격폼을 수정한 만큼 초반 20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30경기를 넘어 50경기를 넘어서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타격폼 수정의 효과가 이제는 완전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그는 냉정함을 유지하려 한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절대로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욕심을 내지 않고 차분하게 냉정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겠다. 앞으로 4일 휴식기가 있는데 이때 더 연습하며 보완할 것이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 명예회복? 평가는 시즌 뒤
이승엽은 111경기 타율 2할5푼3리 112안타 13홈런 69타점으로 그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노쇠화를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지만 올해 67경기 타율 3할8리 81안타 18홈런 56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실패 후 연습 방법을 바꿨다. 전보다 더 진지하고 성의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회복하고 있다'는 평가에 이승엽은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가는 시즌이 끝난 뒤 해달라"고 답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라는 스스로 실천한다. 역대 최고령 전경기 출장에도 도전하고 있는 그는 "난 지명타자다. 지명타자가 경기에 안 나오면 노화온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지명타자 전경기 출장도 그와 나지완(KIA) 리그에서 두 명 뿐이다.
이승엽의 활약 속에 삼성도 1위 독주 체제를 본격화하는 중이다. 2위 NC와 격차가 무려 6경기로 벌렸다. 이에 대해서도 이승엽은 늘 그렇듯 신중하다. 그는 "지금은 큰 의미없다. 우리는 3년 연속 우승한 팀이다. 우리 페이스대로 하던 것을 하면 된다. 다른 팀을 생각하며 말려들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이승엽과 삼성이 무서운 것, 바로 이런 놀라운 평정심이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 사자처럼 영원한 만족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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