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그리스] '투혼+조직력' 코스타리카, 자국 역사 다시 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30 07: 57

한 명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필사의 몸놀림을 선보였다. 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같은 목표가 부딪힌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좀 더 강한 의지를 선보인 코스타리카가 사상 첫 8강의 역사를 썼다.
코스타리카는 30일(이하 한국시간) 헤시피의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이겼다. 후반 7분 터진 브라이언 루이스가 선제골을 터뜨린 코스타리카는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120분을 끝까지 잘 버티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돌풍의 연속이다. 사실 코스타리카가 속한 조별리그 D조는 ‘죽음의 조’라고 불렸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잉글랜드라는 ‘월드컵 우승 경력국’이 세 팀이나 모였다. 코스타리카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연거푸 꺾으며 이 조를 가장 먼저 통과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16강전에서도 역시 짜임새 있는 수비를 자랑하는 그리스를 누르고 8강까지 내달렸다.

캠벨과 루이스가 전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코스타리카를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것은 팔할이 수비였다. 두아르테, 곤살레스, 우마나로 이어진 쓰리백, 그리고 감보아와 디아스의 양쪽 폴백들은 완벽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강호들의 창을 막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조직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하모니였다.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1골을 실점한 것이 전부다. 조별리그까지 필드골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공격력이 약한 그리스는 오히려 쉬운 상대일 수도 있었다. 철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수비수들, 허리부터 강한 압박을 강한 나머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 속에 그리스는 늪에서 허우적댔다. 위기도 있었다. 두아르테가 후반 21분 경고 2장으로 퇴장을 당했고 후반 종료 직전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허둥대지 않았다. 지키기 위한 완벽한 계획을 짰고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수적 열세에서 당연히 택해야 할 전술이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실리적이었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긴장도가 극심한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했다.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시켰고 나바스는 게카스의 슈팅을 막아냈다.
첫 8강의 역사를 쓴 코스타리카는 이제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린다. 코스타리카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도 주목할 일이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