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북중미 축구가 16강에서도 선전했다. 멕시코는 탈락했지만 좋은 모습을 선보였고 코스타리카는 8강에 오르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북중미는 출전국 네 팀 중 온두라스를 제외한 나머지 세 팀(멕시코, 코스타리카, 미국)이 모두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사실 세 팀도 쉬운 조는 아니었다. 멕시코는 브라질, 크로아티아, 카메룬이라는 만만치 않은 조에 속했다. 미국도 독일, 포르투갈, 가나와 한 바구니에 묶였다. 코스타리카는 최악이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잉글랜드라는 월드컵 우승국과 혈투를 벌였다.
하지만 세 팀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나란히 16강에 올랐다. 미겔 에레라 멕시코 감독이 “이제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을 정도다. 그리고 나란히 16강전을 가진 멕시코와 코스타리카는 이런 장담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네덜란드와 먼저 16강을 치른 멕시코는 아쉽게 탈락했다. 1994년 이후 이어진 16강의 악몽이 이어졌다. 그러나 후반 초반 먼저 골을 뽑았고 마지막 5분 전까지는 앞서 있었을 정도로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를 괴롭혔다. 만약 이날 주심이 페널티킥에 좀 더 관대했다면, 멕시코는 좀 더 네덜란드를 괴롭힐 수 있었을 것이다.
코스타리카는 탄탄한 수비를 앞세운 그리스를 상대로 더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이겼다. 많은 공격 기회가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후반 7분 루이스가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켰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필드골 실점 단 하나도 없었던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은 그리스의 맹공을 잘 막아냈다.
후반 20분경 중앙 수비수 두아르테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수세에 몰렸다. 결국 후반 종료 직전 파파스도풀로스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통한의 실점이었다. 하지만 10대11로 싸운 연장 30분에서 마지막 힘까지 짜내며 싸운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멕시코와 코스타리카는 5백을 썼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멕시코가 좀 더 공격적이었다면 코스타리카는 수비 조직력을 완벽하게 다듬으며 이번 대회에서 선전했다. 남은 것은 미국인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공수 밸런스 전략이 거의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며 가지고 있는 힘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미국은 오는 7월 2일 벨기에와 16강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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