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전한 코스타리카였지만 골문을 지킨 케일러 나바스(28, 레반테)는 마지막까지 선전했다. 그리고 다시 마지막 순간 영웅이 됐다. 빅 클럽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회 최고 골키퍼 후보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스페인 라 리가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골키퍼 중 하나인 나바스는 이번 대회에서 코스타리카의 최후방을 지키며 뛰어난 방어력을 선보였다. 물론 코스타리카의 조직적인 5백이 든든한 수비력의 밑천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골문 앞에서 필사적으로 공을 쳐낸 나바스 골키퍼가 없었다면 코스타리카의 선전도 없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골 만을 허용한 나바스였다. 우루과이의 맹공을 막아냈고 이탈리아의 결정적인 기회를 저지했고 잉글랜드의 ‘1승 꿈’을 좌절시켰다. 그리스와의 16강전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은 이어졌다. 그리스의 결정적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며 최후의 보루로 활약했다.

전반 36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따라 들어오던 토로시디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나바스는 이를 막아내며 선제골 실점의 위기를 벗겨냈다. 이어 1-1로 맞선 후반 종료 직전에는 미트로글루의 슈팅을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막아내며 연장까지 가는 동력을 제공했다. 연장 후반에는 2대5 역습 상황에서 카라구니스의 슈팅을 막아냈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미트로글루의 결정적인 기회를 다시 막아내며 기어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사실 실점 상황에서도 나바스는 제 몫을 했다. 게카스의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비록 막아낸 공이 하필 파파스타도풀로스의 앞으로 가며 실점했지만 나바스를 나무랄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영웅이 됐다. 승부차기 3-3에서 게카스의 슈팅을 왼팔로 막아내며 코스타리카의 승리 발판을 놨다. 또 다른 영웅 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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