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의 맏아들 김민국의 눈물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실망이 컸던 만큼 대패한 알제리전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본다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닐 수도 있는 일. 그런데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경기를 지켜본 이 어린 아이의 눈물이 16강 탈락으로 대역죄를 저지른 것마냥 몰아세우는 일부 성난 어른들을 반성하게 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는 브라질 현지에서 월드컵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김성주, 안정환을 만나기 위해 브라질로 떠난 아빠와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김성주, 안정환 가족과 윤민수 가족이 함께 했다. ‘아빠 어디가’는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응원보다는 아빠를 만나기 위해 머나먼 브라질까지 떠난 가족들의 마음을 담았다.
비행기가 연착돼 전전긍긍하는 엄마들과 2주 만에 만난 아빠에게 붙어서 ‘껌딱지’가 된 아이들의 모습은 아빠와 아이들의 추억 여행을 담는 ‘아빠 어디가’가 굳이 월드컵 특집을 마련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됐다.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일보다 급선무였던 가족 상봉이 쏟아지는 월드컵 예능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차별점이 됐다.
무엇보다도 다소 실망스러웠던 알제리전을 다시 끄집어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아빠 어디가’는 특유의 다정다감한 구성을 잊지 않았다. 목이 터져라, 목이 쉬어라 응원하던 김민국이 만회골이 들어간 순간 눈물을 터뜨리고 이 모습을 지켜본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도 눈물을 머금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어린 아이의 순수함 그대로 경기장에서 엉엉 울어버린 김민국의 진심 어린 기원과 축구선수 아내로서 마음고생을 했던 이혜원의 붉어진 눈시울은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 운영과 이로 인한 16강 탈락이 결정된 후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을 머쓱하게 했다. 꼭 이기길 바라며 응원을 펼친 김민국의 순수한 동심은 시청자들을 '힐링'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실패로 대표팀에 대한 역풍이 불면서 월드컵 특집을 준비했던 예능프로그램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을 시작으로 MBC ‘무한도전’은 경기 내용보다는 응원에 초점을 맞췄다. ‘아빠 어디가’는 응원과 함께 특유의 따뜻한 감성과 가족애,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으로 본 월드컵 분위기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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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