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는 문제없다. 투수가 고민이다".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야구 대표팀 엔트리 24인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진다. 대표팀 사령탑 지휘봉 잡은 류중일 삼성 감독의 눈과 머리도 점점 바빠지고 있다. 눈은 타팀 선수들에게도 향하고 있고, 머리는 어떻게 조각을 짜야할지로 걱정이다. 결론은 야수는 OK, 투수는 고민이다.
류중일 감독은 "야수는 문제없다. 거의 윤곽이 나오고 있다. 백업 두 자리 정도를 제외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선수들을 뽑게 될 것이다. 지명타자나 포수도 큰 고민없이 다들 아는 선수들로 선발될 것"고 말했다. 내외야 백업 정도만 변수가 될 뿐 기본적으로 이견없는 각 포지션 최정예 선수들이 발탁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역시 마운드에 있다. 류중일 감독은 "야수는 큰 고민이 없는데 투수가 고민이다. 선발투수를 몇 명 뽑아야 할지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아직 구체적인 경기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 총 5경기를 치르는 일정인데 준결승·결승전에 투입할 에이스들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을 어떻게 꾸릴지 고민이다.
류 감독은 "두 가지 안이 있다. 먼저 에이스 투수들을 예선에도 던지게 한 다음 로테이션에 맞춰 준결승·결승에 던지게 하는 게 있다. 나머지 안은 아예 예선도 던지지 않고 준결승·결승만 던지는 방법도 있다. 두 번째 안이라면 예선에서 선발로 던진 뒤 준결승·결승에서는 중간으로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필요하다. 선수마다 특성에 따라 선발로만 던질 수 있고, 중간으로는 못 던지는 투수들이 있다. 이런 부분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선발, 즉 스윙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만에 하나 준결승·결승에서 선발로 나선 에이스가 초반에 흔들릴 경우 롱맨으로 길게 던질 수 있는 선발감이 있어야 안심이 된다. 류 감독은 "준결승·결승에서도 2~3이닝 정도 중간에서 소화하는 선발투수가 있으면 좋은데 그런 선수가 얼마나 있는지 눈여겨보고 있다. 선발·구원 모두 가능하면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윤석민 같은 투수가 필요하다. 당시 대만과 결승전에서 선발 류현진이 4이닝을 책임진 뒤 윤석민이 나머지 5이닝을 마무리하며 선발투수 2명으로 경기를 끝낸 바 있다. 윤석민은 한국에서 선발 뿐만 아니라 불펜 경험도 풍부했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리그에서 윤석민처럼 선발-구원 모두 가능한 투수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불펜투수 선정에도 고민이 크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마무리다. 류 감독은 "올해 마무리 수난시대라고 부르지 않나.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는 것도 걱정이다. 임창용·손승락·봉중근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안 좋고, 박희수도 아파서 지금 못 던지고 있다"며 걱정했다. 마지막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마무리 부재는 결정적인 순간 치명타가 될 수 있기에 더욱 고민스럽다.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는 이달 중순 한 차례 더 걸러진 뒤 내달 중순 24인 최종 엔트리가 선정된다. 류 감독은 "지난번 명단에서 10명 정도가 빠질 것이다. 새로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1~2명 정도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관건은 투수 조각이 될 듯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