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다운 한 달이었다.
한화 외야수 김경언(32)에게 지난 6월은 프로 데뷔 후 가장 뜨거운 기간이었다. 5월 12경기에서 39타수 14안타 타율 3할5푼9리 14안타 5타점으로 방망이를 예열한 그는 6월 20경기에서 67타수 27안타 타율 4할3리 1홈런 14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6월 월간 타율에서 당당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진 4개 당하는 동안 볼넷 10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더해 출루율도 4할7푼5리로 공동 6위였다. 20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게 5경기였고, 출루를 못한 것은 3경기 뿐이었다. 타순도 7~8번에서 2~3번으로 격상. 그야말로 아름다운 6월이었다.

관건은 이제부터다. 김경언에게 아름다운 한 달은 매년 특정시기 한 번씩 있었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요즘 김경언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매년 한 달 정도 잘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한 달로 끝날 게 아니라 꾸준함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사실 올해는 5월 중순 1군 콜업 이후 한 달 반 넘게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타팀의 지도자도 "김경언은 고교 시절부터 타격 재능이 아주 뛰어난 선수였다. 그동안 풀타임으로 기회를 잘 받지 못해 그렇지 기본적으로 경기에 나가면 타격에서 제 몫을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기술적으로는 큰 변화 없다. 김경언은 타격시 허리와 엉덩이가 뒤로 빠진다. 상·하체가 따로 논다. 정석적인 타법은 아니지만 타고난 컨택 능력으로 커버한다. 밀고 당기기 모두 돼 수비 시프트도 무력화시킨다. 장종훈 타격코치도 굳이 폼을 건드리기보다 김경언의 개성을 존중하며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힘쓴다.
동기부여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을 마치면 김경언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김응룡 감독도 "올 시즌을 마치면 FA 아닌가. 이를 악 물고 한다"고 김경언의 호타에 흡족해 했다. 한 관계자는 "FA 계약을 1년씩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경언도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홈-원정 가리지 않고 경기 전 아메리카노를 제공하는 곳을 찾아 커피를 꼭 마신다. 그는 "커피를 마시는 게 루틴이다. 어느 곳이든 커피 마시는 곳은 찾는다"고 웃었다. 김경언은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날이 더워진 만큼 체력적인 문제를 이겨내야 한다. 여름에도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경언의 여름도 아름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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