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치인의 야욕에 전도유망한 두 명의 의사가 놀아나고 있다. 오해와 대결만 없었더라면 환자를 위해 의기투합했을 마성의 두 남자. 과연 박해진은 언제쯤 이종석 부자를 향한 오해를 풀고, 복수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 17회는 대통령 수술팀 선정을 위한 마지막 대결에서 사실상 대결을 포기한 박훈(이종석 분)의 모습이 엔딩을 수놓으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박훈과 한재준(박해진 분)은 승모판막 협착으로 입원한 김아영(김보미 분) 환자의 수술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김치규(이재원 분)의 동생인 아영은 결혼을 한 달 앞둔 예비신부로, 항응고제를 먹으면 임신이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수술을 원치 않는 상황.

재준은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취했지만, 환자의 간절함을 이해하는 박훈의 의견은 달랐다. 아영의 CT를 살펴본 박훈은 “아직 그 정도로 심하지 않다. 아이 낳고 길면 10년도 넘게 버틸 수 있다”며 한재준의 수술을 만류했다. 대결 때문에 수술을 고집하는 거라면, 이번 대결을 무승부로 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러나 한재준은 “무승부는 없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좋은 의사 흉내 내고 싶으면 환자를 바꿔”라고 차갑게 응수했다. 오준규(전국환 분)의 지시를 받은 탓에 대결을 마음대로 번복할 수 없는데다, 훈의 부친 박철(김상중 분)에 관한 잘못된 정보로 복수심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
결국 재준이 박훈의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마지막 대결의 막이 올랐다. 그러나 치규가 변수로 작용했다. 재준의 판단을 믿고 동생의 수술을 동의했던 치규는 수술 직전 변심해 박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 아영이 시집가서 남들처럼만 살게 해주라. 딱 한번만 오빠 노릇하게 해주라”고 눈물로 애원하며 박훈에게 환자를 바꿔줄 것을 부탁했다.
박훈은 갈등했다. 치규의 부탁대로 아영을 택하는 것은 대통령 수술팀 제외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연인 한승희(진세연 분)가 위험에 처한다고 해도 자신은 무방비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음을 의미했다. 이에 박훈은 흔들렸지만, “앞으로 네가 의사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거라”던 아버지의 유언대로 환자를 택하는 반전 엔딩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닥터이방인'은 천재의사 박훈이 북한에 두고 온 첫사랑 송재희(진세연)를 되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최고의 엘리트 의사 한재준과 수술팀 선정을 둘러싼 남북 음모 중심에서 사랑과 경쟁을 펼치는 메디컬 첩보 멜로드라마다.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둔 ‘닥터이방인’. 후속으로는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한 남자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멜로드라마 ‘유혹’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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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이방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