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벨, 변화구 못 치면 콜업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7.01 06: 10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하면 올리지 않을 것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내야수 조쉬 벨의 1군 콜업 조건으로 ‘변화구 공략’을 꼽았다. 양 감독은 지난달 29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벨에게 노림수 쪽을 강조하고 있다.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하면 올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벨이 7. 8번 타순에 있으면 안 된다. 벨은 2할8푼을 치더라도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최소 6번 타순에 배치될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벨은 지난 6월 26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전날 경기서 NC 선발투수 이재학에게 꼼짝 없이 당하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다음날부터 구리를 향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4월까지 3할1푼3리 8홈런 20타점 OPS .997로 맹활약했으나 거기까지였다. 5월부터 벨은 타율 2할3푼4리 2홈런 19타점 OPS .624로 고전했고, 타순도 클린업에서 6, 7번으로 내려갔다.

무엇보다 한 달 만에 상대 전력분석에 약점이 완전히 노출됐다. 몸쪽 공에 대처하지 못했고, 느린 배트 스피드로 145km 이상의 강속구을 시원하게 받아치는 모습도 드물었다. 특히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헛스윙만 반복했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던 모습을 한국에서 그대로 반복했다.
사실 벨의 타격에 대한 평가는 스프링캠프부터 부정적이었다. 코칭스태프와 베테랑 동료들에게 배우려는 자세는 인상적이었으나, 정작 배팅 케이지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고 한다. 한 LG 선수는 “애리조나부터 배트 스피드가 너무 느렸다. 당시에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스프링캠프가 끝나도 큰 차이가 없더라. 솔직히 벨이 4월에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이전, 벨의 영입을 논의할 때도 LG 구단 내부에 갑론을박이 있었다. 당초 LG는 벨에 앞서 미네소타의 크리스 콜라벨로, 샌프란시스코의 브렛 필 등을 영입하려 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았다. 돌고 돌아 벨을 영입했는데 콜라벨로나 필보다는 자연스레 기대치가 낮아졌다. 벨이 이들보다 나은 점은 수비, 즉 정성훈의 1루 전환으로 인한 3루 공백을 메워 줄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비록 벨이 2군으로 내려갔지만, 내년이 기약되지 않은 외국인선수가 스윙 메커니즘을 바꾸는 모험을 하기는 힘들다. 양상문 감독 또한 벨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앞서 말한 노림수와 더불어 좀 더 당당한 자세를 바라고 있다. 양 감독은 “벨이 2군서 메커니즘을 바꾸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자신 있게 투수와 상대하는 모습은 보여줬으면 좋겠다. 힘이 있기 때문에 크게 헛스윙해도 상대 투수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도, 벨 다음 타자에게 이득이 되기도 한다”며 내성적인 벨이 좀 더 적극적으로 타석에 들어서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변화구 적응 등 몇 가지 기준선을 넘지 못하면 벨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언제 올린다고 보장할 수 없다. 만족스럽지 않으면 계속 2군에 머물 수도 있다”고 단호함을 보였다. 어쩌면 벨의 마지막 1군 무대는 6월 25일 잠실 NC전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한편 벨은 지난 6월 29일 구리서 열린 경찰청과 퓨처스리그 경기서 홈런을 기록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벨이 양훈의 138km 패스트볼에 라이너성 홈런을 터뜨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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