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거슨’은 ‘배거슨’이었다. 퍼거슨 맨채스터 유나이티드 FC 감독을 닮은 해박한 축구 지식과 분석력 등으로 인해 ‘배거슨’이라는 별명을 월드컵 중계 내내 부각시켰던 배성재 SBS 아나운서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특유의 유머와 ‘돌직구’를 살려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줬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차범근 해설위원과 함께 출연해 짧은 토크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배성재 아나운서는 차범근 해설위원과 차두리 해설위원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꼬집어 말하며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분석했다. 그는 “수비와 공격에 대한 눈, 전술을 보는 눈이 서로 조금씩 다르다. 옛날에는 차범근 해설위원이 다 하고 차두리 해설위원이 양념을 넣었다면 이제는 주장이 갈리니까 내가 약간 ‘100분 토론’을 진행하듯이 할 때가 있다”라고 폭로했다.

이에 차범근 해설위원은 “이전에는 못 느꼈는데 이제는 우리 아들이 많이 컸다는 것을 느꼈다. 주장이 강해진다”라며 “서로 많이 언성을 높였다. 나는 측면 선수들이 기회가 되면 전방으로 내려오는 게 좋다고 하고 차두리는 자신이 측면 선수다 보니 뒤가 위험하면 전방에 나가는 걸 자제해야한다는 의견이다”라고 해명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해명에 대해 “그 때 그때 두 분이 다르다. 일관성은 두 분 다 없다. 이쪽에서 한 얘기를 이쪽에서 한다. 같은 얘기를 하면서 싸울 때도 있다”라고 설명해 차범근 해설위원을 흥분(?)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차범근 위원이 이렇게 핏대를 세우면 차두리 선수는 놀리듯이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라고 한다. 그러면 차범근 해설위원이 조금 위축되고 그러면 차두리 선수가 다시 아버지를 살려주는 듯하다가 결국엔 차범근 해설위원이 진다”라고 고양이와 쥐 같은 차부자의 사이를 놀렸다.
더불어 배 아나운서는 독립운동가의 후예임을 설명하며 전범기에 대한 단호한 생각을 드러내는 남다른 ‘개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MC들의 질문에 “외할아버지(독립운동가 신영호)가 독립운동을 하셨다. 외가 쪽은 그 쪽으로 얽혀있더라”라고 설명하며 월드컵 중계 도중 얼굴에 전범기를 그리는 일본 관중들에 대해 “나치 문양을 하고 나오는 것 같다. 몰라서 그럴 수 있지만 모르는 것도 잘못이다. 우리는 보자마자 분노가 치민다, 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려야한다.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공감을 자아냈다.
사실 배성재 아나운서의 분량은 매우 짧았다. 방송 말미 잠시 얼굴을 비춰 축구 중계에 대해 몇 마디를 한 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그는 의외의 유머 감각과 차범근 해설위원을 주무르는(?) 날카로운 분석력을 발휘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이날 '힐링캠프'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브라질을 찾아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7인의 힐링전사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 강부자, 김민종, 김수로, 이운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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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