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안보겸 인턴기자] 말만 그럴 듯 하게 하는 그런 남자가 아니다. 내뱉는 말은 구구절절 옳은 말 뿐이오, 여기에 재치까지 겸비했으니 어찌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축구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배거슨’, 배성재 아나운서가 축구 중계석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떴다.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지난 6월 30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등장 10분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방송에서 배성재 아나운서는 차범근 해설위원과 함께 축구중계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한 본인의 이야기를 출연자들과 나눴다.
등장부터 배성재를 향한 칭찬이 쏟아졌다. 이경규는 “해설은 방송 3사를 통틀어 배성재가 으뜸이다”고 하며 그의 중계를 칭찬했다. 이에 차범근 역시 “참 많이 공부하고 준비하는 친구”라며 배성재의 중계실력을 인정했다.

그의 존재감은 ‘배성재 어록’의 등장과 함께 더 빛을 발했다. 러시아와의 1차전 경기에서 이근호의 골을 막지 못 한 러시아 골키퍼에게 “러시아가 산유국이라 손이 미끄러워 골을 막지 못 했나 봅니다”라는 발언을 했던 배성재를 향한 감탄이 쏟아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자들이 그의 중계어록을 언급하며 ‘배성재표 개그’에 대해 칭찬했다.
김제동은 “배 캐스터의 개그는 침대에 누워 자기 직전에 생각하면 재밌다”고 하며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덧붙여 차범근도 “중계할 때는 그의 개그를 이해하지 못 하지만, 다시 방송을 볼 때 ‘이런 의미였어?’라고 놀라며 웃게 된다”라며 배성재의 재치있는 중계를 칭찬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배성재는 차범근, 차두리 부자의 중계방식을 맛깔나게 비유하는 재치를 뽐내며 ‘힐링캠프’ 출연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가 “예전엔 차두리가 중계에서 양념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차범근 해설위원만큼 주장이 확실하기 때문에 ‘100분토론’ 하듯 중계를 하고 있다”고 하자 차범근은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또 “축구해설이 세습된다”고 해 출연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차범근은 축구에 빗대어 “차두리가 아빠를 압박한다”고 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배성재의 새로운 모습도 알 수 있었다. 이경규는 배성재에게 “독립운동가의 후예이지 않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그는 “외조부가 3.1운동을 주도했던 신영호 선생이다”해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이어 그는 전범기를 얼굴에 그리고 경기장을 방문해 논란이 있었던 일본 관중에 대한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것도 잘못이다”며 일침을 가했다. 덧붙여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 전범기가 알려져 경기장 입장 제지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며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배성재는 마지막까지 개념발언을 하며 ‘역시 배거슨’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월드컵이 끝나면 사그라드는 축구에 대한 관심이 K리그로까지 이어지는 진정한 축구사랑이 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히며 열혈 축구캐스터 다운 면모를 보였다.
약 10분의 등장만으로도 배성재의 존재감은 확실히 드러났다. 재치있는 입담과 축구를 향한 그의 열정은 보는 이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번 월드컵 중계는 물론 이후에도 계속될 그의 축구중계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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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