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알제리] 잘 싸운 알제리, '32년 만의 설욕'은 없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7.01 07: 33

전술에서도, 의지에서도 알제리는 잘 싸웠다. 하지만 결국 승리를 결정지은 것은 단 하나의 골이었고, 32년 만의 설욕은 없었다.
알제리는 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전 독일과 경기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내심 8강을 노려봤던 알제리는 이날 패배로 사상 첫 16강 진출에 만족하게 됐다.
알제리는 이번 경기에 품은 의지가 남달랐다. 조별리그 첫 경기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을 4-0으로 완파하며 기분 좋게 월드컵을 시작한 독일은 누구나 인정하는 강호였다. 이에 비해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한 알제리는 독일의 상대가 되기에는 빈약해 보였다.

하지만 두 팀 사이에는 해묵은 원한이 있다. 독일 입장에서는 "이미 지나간 일"로 치부하고 있지만 알제리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승부조작에 대한 원한이다. 두 팀간의 이야기는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 스페인월드컵 당시 알제리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독일(당시 서독)을 만나 2-1 승리를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알제리는 서독을 꺾으며 16강 진출의 가능성도 남겨놨다.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알제리의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담합이 있었다. 서독이 1-0으로 오스트리아를 꺾으면서 알제리는 골득실에서 밀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 담합으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동시에 치르도록 결정했다.
월드컵 무대에서 설욕의 기회를 잡은 알제리는 독일을 상대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슬람 국가인 알제리는 28일부터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지만 아랑곳없이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였을 정도다.
알제리는 이날 경기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음식뿐 아니라 물을 먹는 것도 금지되는 라마단 기간도 막지 못한 알제리의 투지는 대단했다. 독일은 알제리의 빠른 역습과 압박에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결국, 한 골 싸움이 된 이날 승부는 연장 전반 2분 터진 안드레 슈얼레의 선제골과 연장 후반 추가시간 터진 메수트 외질의 결승골로 독일의 승리로 끝났다. 알제리는 외질의 골 이후 자부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리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2년 만의 설욕에 실패한 알제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한데 만족하고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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