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저널리즘, 탐사 보도의 새 장을 열었던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이 지난 1일 1000회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MBC 보도에 대한 떨어진 신뢰도는 ‘PD수첩’ 역시 비켜나가지 못했고, 흔들리는 명성 속에 1000회를 맞이했다.
‘PD수첩’은 1990년 5월 8일 첫 방송을 한 이래 햇수로 24년 동안 방송됐다. 성역 없는 탐사 보도를 표방하며 한국 사회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겠다는 기획 의도 하에 ‘PD수첩’은 높은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2002년 미선이와 효순이 사건, 2006년 황우석 신화의 허구, 2008년 광우병 논란 등을 다루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날카로운 펜대를 들이댔던 이 프로그램은 ‘한국사’의 축약판으로 여겨지던 시기도 있을 정도로 막강한 신뢰도를 구축했던 시기도 있었다. 언제나 사회적인 문제에 논쟁을 이끌어내며 투명한 사회를 열망하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허나 2009년 800회를 기점으로 ‘PD수첩’은 위기에 놓였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던 이 프로그램에 생채기가 생기기 시작한 것. 이명박 정부 이후 외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제작진 교체 혹은 정직, 해고 등의 불상사가 벌어지며 공정성 있는 보도가 어려워졌다. 2012년 MBC 노조의 파업 전후로 무려 11개월 동안 제작이 중단되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이후 방송은 재개됐지만 연성화 된 소재로 인해 펜 끝이 무뎌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권력 비판 기능이 약해졌고 제작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 ‘PD 수첩’은 1000회를 맞았다. KBS ‘추적 60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탐사 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기획의도대로 정직하게 우리 사회를 목격하고 있는 것인지 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한편 ‘PD수첩’은 1000회 특집으로 3부작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을 마련해 방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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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