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부활시킨 두산 코치진의 격려와 믿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02 06: 15

“감독님이 따로 방으로 부르시더니 너 만한 구위를 가진 투수는 없고, 절대 2군으로 안 보낼 테니 눈치 보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 하셨다. 권명철 코치님도 많은 생각을 하셨겠지만 내가 부담을 가질까봐 내색도 하지 않으시고 한결같이 믿어주셨다”
6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노경은(30, 두산 베어스)의 말이었다. 노경은은 지난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하며 시즌 3승(7패)째를 챙겼다. 한때 선발진에서 불펜으로 이동해 투구를 점검한 끝에 돌아온 노경은은 선발 복귀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구속은 전보다 줄었지만, 완급조절을 활용해 탈삼진은 소화한 이닝보다 많이 뽑아냈다. 노경은은 탈삼진 비결에 대해 “148~150km의 공을 던질 때도 타자를 요리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온몸으로 던지기보다 밸런스를 이용했다. 권명철 코치님이 강약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슬라이더를 던지더라도 빠르게 던지는 것과 느리게 던지는 것을 구분했다. 예전에는 포크볼과 슬라이더의 구속이 다 비슷해서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구속을 보이며 각기 다른 궤적을 그린 노경은의 공들은 타자들을 현혹시켰고, 이를 앞세워 노경은은 5회까지 1점만 허용할 수 있었다.
승리하며 마음의 짐을 던 노경은은 코칭스태프에 공을 돌렸다. “권 코치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매번 경기 끝나면 수건을 들고 실내연습장으로 가서 섀도 피칭 연습을 한다. 그때 공도 직접 던져 보면서 권 코치님이 뒷다리와 밸런스를 계속 체크하시고, 슬라이더를 앞으로 가져가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면서 권명철 투수코치에 대한 감사를 빼놓지 않았다.
송일수 감독에 대한 마음 역시 마찬가지였다. 노경은은 “경기가 끝나고 감독님이 수고 많았다고 하시더라. 그간 첫째로 팀에 죄송했다. 그 다음으로는 감독님께 감사했다. 항상 따로 방으로 불러서 용기를 주셨다. 고다 코치님도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돌렸다가 다시 선발로 쓰면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선발로 부진했던 노경은을 불펜으로 기용했다. 노경은은 “불펜에서는 여유가 생겼다. 점수 차도 있었고, 다음 투수가 항상 대기하고 있어서 편했다. 선발은 꼭 5회까지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불펜에서 던지면서 한 이닝씩 막는다는 마음으로 던질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자신에게 일어난 정신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노경은을 위한 송 감독의 시도는 1차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노경은은 전보다 힘을 덜 쓰고도 효과적인 투구를 하며 상대 타선을 침묵시켰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송일수 감독과 권명철 투수코치, 고다 이사오 불펜코치의 격려와 믿음이 있었다. 코칭스태프의 믿음 속에 노경은도 좋은 결과를 내며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 자신감을 되찾은 노경은이 귀환하며 두산도 4강 탈환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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