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설' 홍명보, 이제 2가지 결정만 남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7.02 07: 48

자진 사퇴냐, 아니면 계속 대표팀을 맡을 것인가. 이제 홍명보 감독의 결단만 남았다.
지난 1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주 안에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이 면담을 갖고 계약기간 및 대표팀 운영 방안을 놓고 회의를 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미 내부적으로 홍 감독과 계약기간 동안 함께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컵까지 6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새로 사령탑을 뽑는 것은 시간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홍 감독 역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도 안 돼 월드컵을 치른 터라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을 홍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대 속에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1무 2패로 16년 만에 무승으로 월드컵을 마치며 부담감이 커진 것이 사실. 지난달 30일 공항 귀국행사서는 축구팬들이 '엿사탕'을 던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일어난 바 있다. 대부분의 팬들은 부진한 성적과 선수 기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홍 감독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전망. 대한축구협회가 이미 내부적으로 유임을 결정했기 때문에 공은 이제 홍 감독에게 넘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 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 귀국 기자회견서 홍 감독은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이 실패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 보완할 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제가 부족해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아직 미래가 있는 만큼 남는 것이 있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다"고 명확한 답변을 미뤘다.
홍 감독은 어떤 결정이라도 내릴 수 있는 상황. 특히 월드컵을 마치며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얻게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향후에도 이번과 비슷한 멤버로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남긴 바 있다. 
결국 홍 감독은 내년 아시안컵까지인 계약 기간을 채울지 자진 사퇴할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물론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의 유임이 유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본격적으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만약 홍 감독이 유임을 결정한다면 기존 코칭 스태프를 계속 이끌고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번 월드컵서 드러난 전략-전술의 부재와 골키퍼 컨디션 파악 실패 등이 모두 홍 감독만의 책임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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