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발달은 마침내 ‘인체의 개조’를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용모에 자신을 갖고 계십니까? 이 기사는 ‘미인에의 안내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사가 실린 것은 1950년대 본격 시사, 오락 주간지인 이다. 은 1958년 5월23일치(통권 제 126호)에 특집 기획기사 ‘금주의 토픽’으로 ‘당신도 미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성형 미인’의 실태를 당시 유명 연예인들의 사례를 들어 다루고 있다.
그 기사는 당대 유명 배우들인 최무룡(코), 최은희(코)를 비롯해 노경희(눈, 코), 전택이(코), 남미랑(눈, 코, 윤곽), 안방영(코), 김유희(눈, 코), 이향(윤곽), 김신재(코), 조향랑(코, 눈, 윤곽), 윤인자(코), 양미희(코) 등 배우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들의 구체적인 수술부위까지 적시해 놓아 흥미롭다. 성형을 한 배우들이 대부분 코를 손질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반면 “조미령, 주증녀, 김진규, 윤일봉, 이민자, 임평’ 제씨(諸氏)는 ‘천연’ 스타일을 그냥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좋으리라”는 좀 애매한 표현으로 기사는 전하고 있다.

그 기사는 ‘미인에의 안내장-당신도 개조될 수 있다’는 제목 아래 ‘미인이 될 수 있는 이모저모’로,
1. 인공미화작업(人工美化作業)의 보급(普及)
2. 인공미인(人工美人)의 희비극(喜悲劇)
3. 정형실(整形室)을 거쳐 간 ‘스타’들
4. 인공미(人工美)의 가는 길 등 모두 4단락으로 나누어 5쪽에 걸쳐 ‘성형 세계’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은 “눈, 코, 입, 귀, 윤곽유방, 하지(下肢), 생식기, 흉곽, 식모(植毛) 등 이 모든 인체의 표면화한 부분은 개조, 다시 말해서 원형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 근자의 ‘미용정형외과’라는 의원이다”며 ‘인공미인’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시 성형 비용은 얼마나 됐을까.
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실시하고 있는 미용정형의 과정을 본다면 코에 대한 정형(납작코를 높이든가 짧은 것을 길게)은 즉석에서 정형할 수 있다. 그 수술비는 1만 환 내지 2만 환까지이고, 눈(쌍꺼풀, 거적눈, 처진 눈, 내려다지 눈)에 대한 정형은 불과 십 분이면 완성되는 것으로 1만 환이면 고칠 수 있는.” 것이다. 1만 환의 가치는 한부의 값이 100환이었음을 고려해 환산해보면, 요즘 돈으로 대략 30만 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겠다.
성형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있다. 은 “미용정형은 틀림없이 행복과 기쁨으로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다. 정형을 통해 더욱 아름다워져 활개 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체질과 자신 또는 의사의 부주의로 때로는 원형을 망쳐버리는 때가 많다.”고 경고했다.

요즈음엔 탤런트나 영화배우, 가수들이 성형 사실을 굳이 감추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이들은 거리낌 없이 털어놓기도 한다. 19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연예인들은 성형 사실이 알려질까 봐 쉬쉬하거나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애써 감추고 숨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제 그런 세상은 지났다.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밑자락에 깔고, 얼굴로 세상과 당당하게 마주서야하는 연예인들 가운데 ‘자연미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는 소리도 있다. 그만큼 성형이 성행하고, 보편화 돼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을 통해 1950년대 후반 연예인들은 물론 일반인들 성형의 시대상을 짚어볼 수 있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