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2위' 유먼, 삼진은 뒤에서 4위…이유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7.02 13: 01

현재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 가운데 다승 1위는 좌완 쉐인 유먼(35)이다. 유먼은 올해 14경기에 선발 등판, 9승 3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 중이다. 다승부문 2위, 승률 7할5푼으로 3위다.
유먼이 나오는 날에는 팀 성적도 훌륭하다. 유먼이 등판한 14경기 가운데 승패를 기록하지 않은 건 단 2경기 뿐, 그 경기에서 롯데는 1승 1패를 거뒀다. 유먼 등판일 롯데의 성적은 10승 4패, 승률 7할1푼4리로 리그 1위 삼성(.677)의 승률을 뛰어넘는다. 선발투수의 덕목이 승리라고 봤을 때 유먼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그렇지만 세부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삼진/볼넷 비율이 매년 나빠지고 있다. 한국무대 첫 해였던 2012년 유먼은 볼넷 56개와 탈삼진 142개로 K/BB 2.54를 찍었다. 류현진(4.6), 윤석민(4.2), 장원삼(3.30), 소사(2.7)에 이은 리그 5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유먼의 K/BB는 1.81로 나빠졌고, 급기야 올해 유먼의 K/BB는 1.39로 리그 35위까지 떨어졌다.

유먼은 올 시즌 "내 기록을 확인할 때는 승리나 패전보다는 볼넷, 그리고 탈삼진을 본다. 그게 내 공을 가장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올해 K/BB가 나빠진 이유는 볼넷이 아니라 탈삼진 능력의 저하다. 2012년 142개, 2013년 141개의 삼진을 잡았던 유먼은 올해 39개의 탈삼진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대로 간다면 올해 탈삼진 100개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2012년 유먼이 처음 등장했을 때 팬들은 그에게 '유먼진'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같은 좌완투수라는 점, 그리고 150km에 육박하는 빠른공과 슬라이더-체인지업 조합이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먼의 체인지업은 우타자로부터 삼진을 뽑아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한국무대 3년 차, 유먼의 삼진이 줄어든 직접적인 이유는 무릎 부상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유먼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고시마) 캠프에서 봤다. 보고서는 깜짝 놀라서 양승호 감독에게 '어디서 저런 선수를 데려왔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직구 구위도 그렇고 변화구 각도까지 완벽해서 15승은 하겠다 싶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무릎 때문에 공 움직임이 예전만 못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매년 높아지고 있는 평균자책점(2012년 2.55, 2013년 3.54, 2014년 4.58)과 높은 피안타율(.299), 그리고 14번의 등판 중 6번밖에 안 되는 퀄리티스타트 모두 유먼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올해 유독 유먼이 등판하는 날에 타자들이 많이 쳐준 덕분이기도 하다.
롯데는 2일 현재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순위싸움에 한창인데 아직 4강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고무적인 점이라면 최근 송승준과 장원준의 페이스가 올라오면서 선발진이 다시 탄탄해졌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불안요소는 팀 내 다승 1위 유먼이다. 한국의 무더위를 즐기는 유먼의 여름 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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