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은, 2014 호러퀸 바통 잇나..역대 살펴보니 [소녀괴담④]
OSEN 조민희 기자
발행 2014.07.02 11: 09

[OSEN=조민희 인턴기자] 어김없이 찾아온 무더위를 맞아 새로운 ‘호러퀸’에 도전장을 내민 소녀가 있다. 지난 몇 년간 그렇다 할 호러영화가 없었던 만큼, 올해 첫 공포영화인 ‘소녀괴담’(오인천 감독)에서 소녀 귀신 역을 맡은 김소은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공포영화의 대표작이자 신인 여배우들의 등용문으로 불렸던 ‘여고괴담’ 시리즈로 첫 스타트를 끊은 최강희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가만히 서있던 최강희가 순신 간에 화면 앞으로 다가서는 광경은 아직까지도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여고괴담1’은 익숙했던 모든 것이 공포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최강희의 섬세하면서도 슬픈 귀신 연기는 한국영화 ‘호러퀸’의 등장을 알렸다.
하지원은 영화 ‘진실게임’부터 ‘가위’, ‘폰’까지 다양한 호러영화에 출연하며 ‘호러퀸’이라는 수식어를 단숨에 얻었다. 당시 신인배우였던 하지원은 극한 공포심을 눈으로 잘 표현해내면서 ‘가위’와 ‘폰’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아름답고도 슬픈 공포영화’로 찬사를 받았던 영화 ‘장화, 홍련’에서 임수정은 새 엄마에 대한 경멸로 만들어낸 상상 속에 갇힌 ‘수미’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임수정은 동생 수연(문근영 분)을 사랑하는 언니와 새엄마(염정아)를 증오하는 ‘다중인격 캐릭터’를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연기하며 대중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김혜수는 타 호러퀸들과 차별되는 지점에서 호러퀸이 됐다. 그는 영화 ‘얼굴 없는 미녀’와 ‘분홍신’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의 대표 ‘섹시 호러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특히 김혜수는 ‘분홍신’에서 극 중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건강미’를 버리면서, 내면에 결핍과 창백함을 가진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맞던 한국 공포영화는 후반 이후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의 남규리, ‘미확인 동영상’의 박보영, ‘요가 학원’의 유진 등이 ‘新  호러퀸’에 도전했지만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올해에도 여과 없이 ‘여름=공포’라는 공식대로 공포영화 몇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수는 많지 않다. 더욱이 한국영화로는 2일 개봉하는 ‘소녀괴담’이 거의 유일하다시피하다. 영화는 귀신을 보는 외톨이 소년이 기억을 잃은 소녀 귀신을 만나 우정을 나누면서 학교에 떠도는 핏빛 마스크 괴담과 친구들의 연쇄 실종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김소은은 혼령만 남은 귀신이면서도 풋풋한 첫사랑에 빠지는 독특한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호러퀸’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특히 연출을 맡은 오인천 감독은 “공포에 감성을 더한 ‘퓨전 호러’ 형식의 영화로, 단순히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 영화가 아니라 강하늘과 김소은의 로맨스 장면도 관객의 흥미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소은은 “신비스러우면서도 사람다운 귀신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기존에 공포에만 집중했던 ‘호러퀸’과는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기존 작품에서 통통 튀는 발랄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기에, 김소은의 이번 변신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여름, 이 ‘예쁜 귀신’은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新  호러퀸’이 될 수 있을까. 뻔하지 않은 ‘미스터리한 소녀귀신’에 귀추가 주목된다.
samida89@osen.co.kr
영화 ‘여고괴담’, ‘폰’, ‘장화, 홍련’, ‘분홍신’ 스틸컷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