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성 예능이었던 SBS ‘심장이 뛴다’가 결국 마지막 인사를 했다.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 문제를 조명하며 ‘착한 예능’으로 지지를 받았던 이 프로그램이 낮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결국 폐지 철퇴를 맞았다.
지난 1일 마지막 회가 방송된 ‘심장이 뛴다’는 지난 해 10월 첫 방송된 후 소방관들과 사회 곳곳을 지키는 스타들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안기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특히 소방차가 지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길을 비켜주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는 큰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공헌적인 성격의 프로그램은 광고 판매에 있어서 취약했고 상업 방송인 SBS는 가차 없이 폐지를 선택했다.

폐지 소식이 전해진 후 온라인에는 폐지 반대 서명 움직임이 있었으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재난 구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한 가운데 ‘심장이 뛴다’의 폐지는 많은 이들의 씁쓸한 아쉬움을 남겼다.
‘심장이 뛴다’가 폐지라는 철퇴를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 평일 오후 11시대는 지상파 3사가 주말과 함께 자존심을 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시간대인데 ‘심장이 뛴다’는 낮은 시청률과 저조한 광고 판매로 방송사 입장에서 애물단지에 가까웠다. 이는 SBS 뿐만 아니라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마찬가지다.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이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을 넘보게 된 이후부터 방송만 하면 광고가 붙던 옛 시절의 영광은 사라졌다. 광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지상파 3사는 소위 말하는 돈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들을 의미가 있다는 이유로 끌고 갈 여력이 없어졌다. 그만큼 방송 환경의 변화로 인해 지상파 3사가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돈을 걷어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한 지상파 3사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옛날에는 프로그램이 반응이 없거나 광고가 팔리지 않아도 1년 정도는 기다려주면서 독려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광고가 1~2개 붙는 프로그램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쏟아부을 수는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결국 수익을 내야 하는 경영 논리는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어느 정도 공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방송사에게도 예외가 없어진 것.
이 같은 이유로 현재 지상파 3사는 너나 할 것 없이 광고가 안정적으로 붙는 예능프로그램에 목을 매고 있다. 끊임 없이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을 신설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을 꾀하고 있다.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라도 광고 판매가 저조하거나 화제를 일으키지 못하는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없어지는 씁쓸한 광경이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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