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시즌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쌌다.
조쉬 벨(28)이 올 시즌 외국인타자 중 처음으로 방출 됐다. LG 구단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쉬 벨을 교체하기로 결정,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벨은 타구단이 7일 이내에 계약 양도신청을 하면 유니폼을 갈아입을 수 있다. 타구단 요청이 없다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외국인타자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벨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예고된 이별이었다. 영입 당시 LG 구단 내부서도 벨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사실 벨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메이저리거급 선수를 영입하려 했었다. 올 시즌 초반 미네소타서 맹활약한 크리스 콜라벨로, KIA서 뛰고 있는 브렛 필이 후보군이었다. 하지만 이들과는 협상테이블서 금액이 맞지 않았다. 그러면서 LG는 정성훈의 1루 전환으로 공백이 생긴 3루 자리에 벨을 넣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팀에 합류한 벨은 의욕적으로 훈련에 참가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은 물론,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베테랑 타자들의 타격을 참고하며 연습에 임했다. 그런데 정작 배팅 케이지에서 벨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고 한다. 한 LG 선수는 “애리조나부터 배트 스피드가 너무 느렸다. 당시에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스프링캠프가 끝나도 큰 차이가 없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더해 벨은 체중 조절도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과 수술로 지난해 52경기만 소화한 벨은 감량 후 LG에 합류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즌이 시작되면서 급격히 몸이 불었고 이는 체력 문제로 직결됐다. 양상문 감독은 5월부터 시작된 벨의 부진이 떨어진 체력이라 판단, 이따금씩 벨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벨의 주요 실패 원인은 타격 메커니즘이었다. 밖에서부터 퍼져나오는 스윙에다가 배트 스피드도 느리기 때문에 몸쪽 공과 강속구,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할 수밖에 없었다. 김무관 타격 코치는 벨을 두고 “스윙 자체가 땅볼이 많이 나오는 스윙이다. 공을 띄우는 스윙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양상문 감독은 5월부터 벨이 타율 2할3푼4리 2홈런 19타점 OPS .624로 부진하자 “벨의 출장 빈도를 조절할 생각도 있다. 한 방을 치지는 못해도 출루하고 뛸 수 있는 국내선수들이 벨의 자리에 들어가는 게 팀을 위해서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존경쟁을 암시했다. 그리고 6월 26일 벨을 2군으로 내렸다.
양 감독은 2군서 올라온 벨에 대한 리포트를 바라보며 “벨에게 노림수 쪽을 강조하고 있다.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하면 올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벨이 7. 8번 타순에 있으면 안 된다. 벨은 2할8푼을 치더라도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최소 6번 타순에 배치될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때마침 LG 스카우트 레이더망에 대체 외국인타자가 잡혔고, 양 감독은 벨의 교체를 결정했다.
LG는 빠른 시일 내로 벨을 대신할 새 외국인타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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