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선발 실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02 14: 04

올해도 선발 실험이 계속된다. 선발등판한 투수만 벌써 11명이다.
한화는 최근 또 한 번의 마운드 개편을 단행했다. 김응룡 감독은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를 중간으로 보직 이동하며 김혁민을 선발로 쓰겠다고 밝혔다. 김혁민은 올해 중간·마무리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사정과 부상 회복을 이유로 다시 선발로 돌아오게 됐다.
올해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선발투수를 썼다. 외국인 투수 앨버스·클레이·타투스코 외에도 송창현·유창식·이태양 그리고 안영명·이동걸·윤근영·송창식·조영우 등 무려 11명이 번갈아가며 한 번씩 선발등판했다. 시즌 시작부터 빠짐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투수가 없다.

한화 다음으로 넥센이 10명으로 뒤를 있을 뿐 나머지 팀 선발등판 투수는 한 자릿수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윤성환·장원삼·배영수·밴덴헐크·마틴·백정현 등 6명의 선발투수로 최소 인원이다. 밴덴헐크·마틴·장원삼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있었지만, 큰 공백 없이 매뉴얼대로 대체 선발 백정현이 메웠다.
한화의 선발 실험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바티스타·이브랜드·김혁민·유창식·송창현·윤근영·이태양·안승민·김경태·조지훈·김광수·마일영·황재규 등 13명의 선발투수들이 나왔다. 토종 투수로 20경기 이상 꾸준히 선발등판한 건 김혁민 뿐이었다. 그나마 후반기 송창현의 가능성 발견한 게 유일한 수확이었다. 2012년 역시 류현진·박찬호·김혁민·유창식·양훈·바티스타·안승민·윤근영·송창식·배스·션헨·정재원·마일영·정민혁 등 14명으로 최다였다.
그런데 올해도 이 같은 실험만 반복하고 있다. 물론 외국인투수들의 부진과 유창식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대체 선발보다는 중간 투수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시즌 전 선발로 준비하다 1군에 올라온 후 불펜에서 선발을 꿰찬 이태양을 제외하면 매뉴얼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이태양의 급성장이 위안거리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계획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캠프에서 선발 후보로 주목받은 윤근영·이동걸은 한 차례만 선발등판했을 뿐이다. 역시 선발로 준비한 안영명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구원을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최근 윤규진이 어깨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 빠지자 구원으로 이동했다. 송창식은 임시 선발로 나섰다 뭇매를 맞았다.
그러자 고졸 신인 조영우가 선발 한 자리에 들어왔다. 2군 퓨처스에서 착실하게 선발로 커가고 있던 그는 1군에서 2차례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기용하는 건 어린 투수의 성장에 도움될 게 없다"고 했다. 지난해 조지훈도 비슷한 케이스로 큰 득을 보지 못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선발 실험, 한화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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