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브라질 월드컵을 책임지는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의 활약에는 친근한 관계가 밑바탕이 돼 있어서 가능했다. 문희준 스포츠국 PD는 이들이 재밌고 알찬 정보의 중계를 하는 비결을 털어놨다.
문 PD는 브라질 현지에서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3인방과 함께한 시간들은 늘 유쾌한 수다와 재미로 넘쳐났다고 전했다. 국민 아빠이자 국민 캐스터 김성주, 임팩트 있는 한 마디로 숱한 어록을 터트리며 ‘테리우스’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 신고식을 멋지게 치러낸 안정환, 철벽 수비수 같이 지치지 않는 체력과 안정감을 보여주는 송종국, 이 세 명의 중계진은 브라질 현지에서 월드컵 기간 내내 아파트 숙소에서 생활하며 최고의 호흡을 보여줬다는 것.
문 PD는 “애초 호텔에서의 편안한 생활은 접었다. 작은 아파트 한 채를 빌려서 3인방은 늘 함께 했다. 놀랍게도 이들 중 엄마 같은 아내 역할을 했던 이가 바로 안정환 위원이었는데, 형 김성주 캐스터와 동생 송종국 위원을 위해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등 매일 색다른 요리 실력을 보여줬다”고 귀띔했다.

이 모습에 김성주 캐스터는 “안정환에게서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송종국 위원은 집안 정리 담당. 설거지부터 청소까지 궂은일 전담이다. 또 송 위원은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해설을 위한 체력 키우기 운동’을 하곤 한다. 일상의 모습을 촬영하면서 점심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치 한국의 가정집에서 식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24시간을 함께 하는 3인방의 호흡은 베이스캠프인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나 대한민국 경기가 열리는 각 지역의 경기장으로 가서 진가를 발휘했다. 각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한 비행기 안 그리고 도착해서 경기장, 숙소로 향하는 차량 안에서도 그들은 각자가 입수한 해당 경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한다는 것. 하루전날 경기장에 도착한 이들은 중계석을 미리 살펴보고 경기장의 잔디상태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경기장의 잔디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모습을 멀리서 몸을 숙여 지켜보고는 했는데 “후배들이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 이렇게 멀리서 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한다는 후문이다.
중계 당일 아침식사를 함께 하고 이동한다. 큰 형 김성주 캐스터는 동생들이 중계 준비를 잘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경기장에 도착해서 큰 형은 본인이 정리한 내용과 동생들(안정환, 송종국)이 준비한 내용을 비교하고, 중계 시 서로간의 역할을 분담한다.
문 PD는 “여기서 맏형의 진가가 발휘된다. 중계 중간 중간 해설자들을 살피며 두 손으로 힘내라는 모습을 보여주며 독려한다. 대한민국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는 경기가 종료되고 중계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멍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아쉬움과 안타까운 심정이 느껴졌다. 중계를 끝내고 지친 몸을 비행기에 싣고 돌아온 후에도 안정환, 송종국은 그날 저녁을 챙긴다. 그리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공감하면서, 그들의 중계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귀띔했다.
그는 “힘든 원정 중계를 마치고 온 다음날 ‘월드컵스페셜’ 촬영을 하자고 하면 또 어디선가 그들의 유쾌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촬영하는 내내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그러한 그들의 긍정적이고 유쾌한 모습을 보면 나 역시 힘이 솟는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며 이 세 명은 더욱 더 끈끈한 중계호흡을 맞춰왔다. 그들이 함께 생활하며 중계를 위해 준비하는 노력들이 모든 시청자들이 월드컵을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게 해주었던 모든 것이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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