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신의 손’이 아르헨티나를 구했다면, 2014년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구한 것은 ‘신의 골대’였다. 아르헨티나 언론이 스위스와의 16강전이 끝난 후 안도감과 함께 내놓은 반응이다.
아르헨티나는 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스위스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전 막판 터진 앙헬 디 마리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위스의 조직력에 막혀 120분 동안 결정적인 기회들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디 마리아와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분전했지만 전반적으로 공격 작업이 매끄럽지 않았다. 여기에 슈팅은 디에고 베날리오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걸리며 결국 승부차기 시나리오를 떠올리는 시간까지 이르렀다. 한편으로는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할 뻔하기도 했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샤키리의 왼발 크로스를 받은 제마일리가 헤딩 슈팅을 한 것이 아르헨티나의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이다.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은 제마일리를 완전히 놓쳤고 워낙 가까운 거리라 로메로 골키퍼 역시 이 슈팅은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제마일리의 슈팅은 골 포스트를 때렸고 아르헨티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반면 스위스 선수들은 이 슈팅 이후 패배를 직감한 듯 주저앉았다.
이에 아르헨티나의 는 “28년 전 마라도나의 신의 손이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이끌었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신의 골 포스트가 있었다”라고 논평했다. 골 포스트에 맞지 않았다면 들어갔을 것이고 승부차기에 갔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난적 스위스를 꺾은 아르헨티나는 오는 6일 1시부터 벨기에와 8강전을 벌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네덜란드-코스타리카전 승자와 10일 4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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