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3)가 다시 자국 대표팀에 대한 쓴소리를 늘어놨다. 경기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전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조별리그부터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스위스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전 막판 터진 앙헬 디 마리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당시 지적됐던 문제들이 완벽하게 해결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 판이기도 했다.
‘에이스’ 리오넬 메시는 여전히 분전했다. 그러나 메시 외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문제였다. 아게로가 가벼운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기대를 걸었던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둔탁했다. 결국 2중, 3중 수비에 가로 막힌 메시도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디 마리아가 이날 비교적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결승골을 넣었지만 자국 언론들은 전체적인 경기력에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감독으로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던 마라도나 또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마라도나는 2일 베네수엘라 방송인 에 출연해 “아르헨티나는 아직 월드컵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 같다. 팀 전체의 능력에 비해 40% 경기력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라도나는 “만약 아르헨티나가 깨어나지 못한다면 그들은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매우 큰 곤경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라도나는 “팀의 리듬 변화가 전혀 없고 공격에서의 움직임도 없다”라면서 “오직 리오넬 메시만이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 만약 메시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곧 아르헨티나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난적 스위스를 꺾은 아르헨티나는 오는 6일 1시부터 또 하나의 난적 벨기에와 4강 길목에서 충돌한다. 아르헨티나가 휴식일 중 팀을 재정비해 이름값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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