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널사’ 장혁 역대급 코믹연기, 독고진 넘본다 [첫방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03 06: 56

등장부터 빵 터졌다. 과장된 표정과 독특한 어조, 차승원이 연기했던 ‘최고의 사랑’ 독고진 못지않다. 배우 장혁이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안하무인이지만 한 여자를 사랑하는 순정남 이건으로 로맨틱 코미디 역대급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완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로 옷을 갈아입은 장혁의 종횡무진 대활약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장혁은 첫 장면부터 작정했다. 특별 출연을 한 클라라와 만든 첫 장면은 일품이었다. 광고 촬영장에서 대역 배우를 쓰지 않는다며 투정을 부리는 광고 모델 혜진(클라라 분)을 앞에 두고 몸소 머리카락에 물을 적시고 와이셔츠를 풀어헤치며 쏟아내는 모노드라마는 가히 엽기적이었다.
광고모델 계약 해지라는 진중한 이야기를 하고자 시작한 이건의 일장연설은 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재기발랄한 매력이 돋보였다. 이건의 '돌+아이' 성격을 강조하고자 장혁이 설정한 독특한 어조는 웃음이 터졌다. 다소 과정됐다는 아쉬운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장혁이 설정한 색깔 강한 말투는 이건의 매력을 높이는 이유가 됐다. 이미 로맨틱 코미디에서 안하무인 남자 주인공이 멋있고 귀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배우는 ‘최고의 사랑’ 차승원.

장혁은 자신만의 색깔로 독고진과 전혀 다른 못 말리는 독특한 인물의 이건을 탄생시켰다. 촐싹 맞으면서도 사랑하는 여자 강세라(왕지원 분) 앞에서는 순정적인 이건의 귀여운 말투와 표정은 흔히들 말하는 ‘병맛’스럽지만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었다. ‘최고의 사랑’에서 워낙 차승원이 로맨틱 코미디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를 받을만큼 강렬했기에 이후 로맨틱 코미디에서 독설을 내뱉는 남자 주인공은 하나 같이 독고진과 비교됐던 것이 사실.
장혁 역시 이 같은 비교선상에 놓일 뻔 했다. 하지만 첫 방송만 봤을 때는 독고진과 다르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코믹 캐릭터가 됐다.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과장된 연기를 하면서도 장혁이라는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는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적정선을 지켰다. 때문에 쏟아지는 로맨틱 코미디에 워낙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웃기는 정말 쉽지 않은 과업을 성공했다. 방송 후 대체로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좋은 것은 역대급 코믹 연기를 보여준 장혁의 활약이 컸다.
사실 이 드라마는 모르는 남자와 우연한 하룻밤으로 임신까지 이르게 된 한 여자와 대대손손 30대에 절명하는 집안의 내력으로 인해 후세를 잇는 것이 절대적 소명이 된 한 남자의 예기치 않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첫 방송은 이건과 평범한 여자 김미영(장나라 분)의 극과 극의 성격이 소개되고 두 사람의 황당무계한 첫 만남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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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널 사랑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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