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독한 ‘라스’, 뭉클한 위로하다 산통깨도 괜찮아요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03 07: 33

독하게 물어뜯는 ‘라디오스타’가 래퍼 산이의 숨겨진 속내를 듣고 위로를 했다. 물론 위로도 ‘라디오스타’ 특유의 산통 깨는 유머 방식을 잊지 않았다. 이들이 선택한 장난기 가득한 마무리는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다.
산이는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미국에 있는 부모를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산이는 “성공할 때까지 부모님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최근에 5년 만에 부모님을 뵀다. 미국에 갈 때 현금을 최대한 가지고 가려고 했다”고 뭉클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부모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는 학교 청소를 하시고 어머니는 주방 일을 하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산이는 “미국에 이민가면 잘 사는 줄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 부모님은 정말 힘들어서 한국에서는 더 이상 못 살 것 같아서 밀리다시피 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 아빠는 일주일 내내 일만 한다”면서 “일 끝나고 나서 잠깐 ‘라디오스타’ 같은 한국 프로그램을 보시다가 주무시고 새벽 같이 일어나서 다시 일터로 가신다. TV를 보는 게 낙이다”고 부모를 생각하며 눈물을 보였다.
또 산이는 “돈 벌어서 빨리 부모님에게 새 차를 사드리고 싶다”면서 “하루는 동생이랑 자고 있었는데 아빠가 퇴근을 하시고 라면을 드시더라. 내가 깰까봐 조용히 TV를 보시는 모습에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모습을 본 김구라는 산이를 굉장히 기특하게 생각하며 울컥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빌려주기도 하고, 눈물이 흐를 것 같은 이야기에 선글라스를 끼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무대 위 밝고 쾌활한 래퍼의 모습이었기에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이야기한 부모에 대한 애정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울림을 선사했다.
그가 보여준 건실한 모습은 ‘라디오스타’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허나 ‘라디오스타’는 산이의 이 같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기특해 하면서도 특유의 웃음 장치는 빼먹지 않았다. 손수건을 건네는 김구라의 행동에 “더러운 거다”라고 농담을 하는 윤종신 덕에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반전됐다. 또한 “수염 때문에 슬퍼 보이지 않는다”면서 눈물을 머금은 산이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인 산이와 그의 이야기에 진심을 담아 공감한 MC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장난스럽게 위로를 했다.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독한 말을 내뱉으면서도 이 같은 웃음기 담겨 있는 공감을 잊지 않는 구성이 ‘라디오스타’가 토크쇼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무거운 이야기도 짐짓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그래서 더욱 귀를 기울이는 묘한 매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jmpyo@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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