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타자들이 완성형 타선을 만들어가고 있다.
넥센은 지난 2일 목동 롯데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이날 넥센 타선은 홈런 한 개 없이 11안타로 7득점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넥센은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부터 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이날 경기가 노게임 선언된 NC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올 시즌 넥센은 타력으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은 2일 기준 팀 타율이 3위(.296)지만 팀 홈런 1위(104개), 장타율 1위(.382), 출루율 1위(.382), 팀 OPS 1위(.883)를 휩쓸고 있다. 개인 성적도 박병호가 홈런-득점 1위, 강정호가 타점-장타율 1위, 서건창이 안타 1위를 독식 중이다.

그러나 넥센 타선에도 아픈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 득점권에서의 침묵. 팀 득점권 타율 최하위(.259)인 넥센 타선은 지난 5월까지 유독 득점권에서는 약하지만 홈런으로 밀어붙이는 '뻥 야구'를 펼쳤다. 4번타자 박병호의 득점권 부진도 아쉬웠으나 팀 스탯은 한 명의 기록만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 대부분의 타자들이 타율보다 득점권 타율이 낮았다.
그런데 6월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넥센의 득점권 타율(6월 이후 .301)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넥센은 최근 4연승 동안 팀 홈런이 1일 롯데전 3개에 그쳤다. 그러나 4경기에서 총 51안타 34점이라는 대량 득점으로 완승을 이어갔다. 4경기 득점권 타율이 4할7리에 달했다. 찬스가 오면 매섭게 몰아쳤다. 홈런은 없었지만 4경기 연속 두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김민성이 4경기에서 득점권 6타수 3안타 5타점으로 영양가를 보여줬고 강정호는 3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윤석민도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강했다. 이택근 역시 7타수 4안타 5타점으로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유한준(.429), 문우람(.500)도 뛰어난 활약으로 상하위 타선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염경엽 감독은 1일과 2일 경기가 끝난 뒤 이틀 동안 "선수들이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여줘 칭찬하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타자들이 그렇게 홈런쇼를 펼쳐도 "홈런보다는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던 염 감독은 이제 조금 미소짓고 있다. 넥센 타자들이 팀 배팅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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