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기초부터' 넥센 마운드 도전 통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7.03 10: 20

넥센 히어로즈에 반가운 전력이 되돌아왔다.
우완 문성현(23)은 지난 2일 목동 롯데전에서 5이닝 4피안타(1홈런) 3탈삼진 4사사구 2실점하며 팀의 7-3 승리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41일 만의 1군 등판, 56일 만의 선발, 62일 만의 승리 모두 오랜만이었다.
문성현과 좌완 오재영(29)은 올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는 넥센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해 후반기 활약으로 올해도 외국인 원투 펀치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둘다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2군에 내려갔다. 오재영은 4월 9일, 문성현은 5월 23일 각각 말소됐다.

두 선수는 그때부터 염경엽 넥센 감독의 특명을 받았다. 최근 "지난해 마운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더 안좋았다. 결국 방법이 잘못됐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한 염 감독은 두 선수와 함께 2군에 내려간 최상덕 투수코치에게 기본 밸런스 잡기부터 뜯어고칠 것을 주문했다.
올 시즌 초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넥센 역시 초반부터 선두권 싸움 중이었다. 그 와중에 주축이 돼야 할 선발 자원 두 명을 불펜에 돌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기본 훈련부터 다시 시킨다는 것을 엄청난 투자이자 도박이었다.
두 선수에게도 힘든 일이었다. 이들은 퓨처스 경기가 열리는 날, 원정경기가 있는 날에도 2군 선수들의 일정과 다르게 셋 만이 화성 2군 구장에 남아 짜여진 스케줄을 소화했다. 스프링캠프처럼 하루종일 공만 잡고 지냈다. 최 코치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잃어버렸을 두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며 멘탈 회복을 도왔다.
문성현은 2일 경기 후 "화성에서 힘들었는데 오늘 좋은 결과를 보니 긴 시간 헛되이 보낸 것 같지 않아 다행이다. 중요한 시기에 저희에게 시간을 주신 감독님과 저희를 도와주신 최상덕 코치님께 감사하다. 아직 만족스럽지 않지만 상체만 쓰던 피칭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현과 함께 오재영도 돌아온다. 오재영은 6일 목동 KIA전에 선발로 예고됐다. 4월 8일 목동 KIA전 이후 89일 만의 등판이다. 문성현보다 더 고된 2군에서의 시간을 겪었을 오재영이 지난해 후반기의 모습을 찾는다면 넥센 선발진에게는 후반기를 앞두고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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