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와 피해자 동반부진, 헤드샷 증후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7.03 06: 10

진짜 헤드샷의 후유증인가.
프로야구 중계를 맞고 있는 케이블 방송사 XTM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베이스볼 워너비'는 지난 2일 밤 방송에서 롯데 외국인투수 옥스프링의 최근 부진을 조명하면서 KIA 나지완을 향한 헤드샷을 주목했다. 옥스프링은 지난 6월 14일 사직 KIA전에서 3회 외야수 나지완의 머리를 맞힌 뒤 자동퇴장 당했다.
워너비는 실제로 자료를 제시했는데 옥스프링은 이후 성적이 신통치 않다.  이후 3경기에서 13⅔이닝동안 14자책점을 기록했다. 방어율이 9점대를 넘는다.  3경기에서 25안타를 맞는 등 피안타율이 높다.  6승을 챙기며 3.19의 방어율을 유지했던 앞선 페이스와는 확연하게 다른 성적표이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옥스프링이 몸쪽 승부를 즐겨하는데 헤드샷 이후 몸쪽 승부가 줄어든 것이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옥스프링의 몸상태나 구위가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심리적인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한 상황이나 조건에서 달라지는 투수들의 민감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헤드샷의 피해자인 나지완은 심각한 수준이다. 헤드샷 이후 지난 7월1일까지 11경기에서 31타수 5안타, 타율 1할6푼1리에 그치고 있다. 타점도 4개에 그쳤고 홈런은 아예 없다. 장타는 2루타 1개가 유일했다. 3할8푼대에 이르던 타율도 3할4푼1까지 떨어졌다. 앞선 11경기에서 4개에 불과했던 삼진도 헤드샷 이후 12개로 많아졌다. 
타격이 전체적으로 슬럼프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헤드샷이 모든 원인은 아닐 것이다. 타격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다가도 갑자기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이클을 갖고 있다. 4번타자로 뜨거운 타격을 하는 상황에서 다른 팀들의 견제와 유인구에 말려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헤드샷 이전과 이후의 타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헤드샷을 맞거나 얼굴쪽에 바짝 붙은 볼을 보면 몸쪽 볼에 본능적으로 불안감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면서 좋던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작년 9월 8일 삼성 배영섭은 LG 투수 리즈에게 머리 뒤쪽을 맞고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결국 1군에서 제외되는 등 20여일 동안 후유증이 시달렸다.  나지완은 어지럼증은 없지만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헤드샷이 두 명의 선수에게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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