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강화’ 양상문, “LG만의 투수 시스템 만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7.03 06: 13

LG 마운드가 지난해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LG는 양상문 감독 체제 37경기 동안 팀 평균자책점 4.63을 마크, 이 부문 리그 3위에 자리 중이다. 시즌 전체를 기준으로 삼아도 팀 평균자책점 4.86으로 리그 3위, 투수력은 상위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됐다. 리오단 티포드 두 외국인투수와 류제국 우규민 토종 에이스까지 네 명의 선발투수가 꾸준히 이닝을 먹어주고 있다. 지금 페이스로 시즌이 끝나면, 넷이 모두 최소 140이닝 이상은 소화하게 된다. 불펜진은 신재웅·윤지웅의 새로운 좌완불펜라인이 급부상, 평균자책점 4.68로 지난해 최강 불펜진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물론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 임정우의 경우 아직은 확실히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다고 할 수 없다. 이동현·봉중근의 필승공식도 지난해만큼 단단하진 못하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이러한 모습들이 LG만의 투수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2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내가 감독으로 이곳에 있는 동안, 우리만의 투수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싶다. 이후 감독으로 누가와도, ‘투수 쪽은 정말 잘 되어 있다’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며 투수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임정우가 5선발로 나오는 것은 우리 마운드가 강력해지기 위한 전초작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8일부터 선발진에 합류한 임정우는 8번 선발 등판했으나 아직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가 없다.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한 경우도 네 차례나 된다. 불펜에서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 중인 신재웅이 지난 2년 동안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활약한 것을 돌아보면, 임정우와 신재웅의 자리를 교체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감독은 이겨야하는 자리기 때문에 신재웅을 선발진에 넣어야겠다는 욕심은 난다. 그러나 나는 임정우가 당장 5승 정도는 해줄 수 있는 투수라 보고 있다”며 “지금은 부진하지만, 물고가 터지면 승을 쌓을 것이다. 공을 던지는 모양새가 괜찮은 투수다. 사실 5선발은 7승 정도만 하면 된다. 정우는 성장하면 3, 4선발까지 될 수 있다”고 임정우의 가능성을 바라봤다.
양 감독은 2004시즌과 2005시즌 롯데를 맡아 성공적인 리빌딩을 이뤘다. 특히 투타에서 장원준·이대호라는 중심을 세웠다. 당시 장원준은 지금의 임정우처럼 수차례 조기 강판되면서도 꾸준히 선발 등판했다. 그리고 2006시즌 179⅔이닝 평균자책점 3.61을 찍으며 롯데의 에이스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장원준은 오는 겨울 FA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양 감독은 임정우를 바라보며 당시의 장원준을 생각하는 듯싶다. 
반면 양 감독은 이동현·봉중근의 필승조를 두고는 ‘현상유지’를 주장했다. 이전에 양 감독은 “마무리투수는 3일 연투도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우리 불펜투수 중에 봉중근 만큼 안정적이고 3일 연투를 할 수 있는 투수가 없다. 적어도 올 시즌까지는 두 투수가 불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 아직 차기 마무리투수는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불펜진 두 기둥은 변하지 않았으나, 불펜진 전체의 세대교체는 착실하게 진행 중이다.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윤지웅을 필승카드로 만들었고, 정찬헌도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양 감독은 리빌딩에 대해 “리빌딩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젊은 선수만 기용하면 안 된다. 팀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상태서 변화를 줘야한다”고 말한다.
양 감독 부임 후 1선발 에이스로 우뚝 선 리오단은 “양상문 감독님께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투수를 하셨고 투수코치를 하셔서 그런지 투수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시고 항상 좋은 팁을 주신다”고 양 감독의 지도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리오단은 양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으로 투구시 상체 움직임을 줄였고, 이후 4승 1패 평균자책점 2.11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가 됐다. 
LG는 지난 2일까지 양 감독 체제에서 19승 18패 승률 5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양 감독은 “팀 평균자책점이 4.50은 돼야 4강권 팀이라 할 수 있다. 늦더라도 취임식 때 말한 승률 5할은 맞추고 싶다. 9월이 넘어가야 승률 5할을 맞출지도 모른지만 목표를 잃어버리지는 않을 생각이다”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약한 팀은 아니라 본다. 4강 싸움을 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LG는 5할 승률에서 12승이 부족하다. 5할을 맞추려면 남은 57경기서 35승은 올려야 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마운드가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불가능하지도 않다. LG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8월 27일까지 57경기서 38승 19패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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