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반기 한국 영화는 기대작들의 흥행 성적이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성과를 거뒀다. 영화 ‘변호인’이 지난해 말과 겹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수상한 그녀’가 800만을 찍었을 뿐 ‘역린’, ‘표적’, '우는 남자', '하이힐' 등 그 밖의 기대작들은 예상치 못한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서 그리 만족할만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7월과 8월에는 기대작들 중에서도 기대작이었던 여러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객들의 기대감이 적잖이 크다. 일명 ‘바다 3부작’(?)인 영화 ‘명량’, ‘해무’, ‘해적’을 비롯해 지성-주지훈-이광수 등 충무로 기대주들이 출연한 ‘좋은 친구들’, 하정우-윤종빈 콤비의 4번째 영화 ‘군도’, 바둑판 ‘타짜’라고 불리는 영화 ‘신의 한 수’까지 다수의 영화들이 한국 영화의 부진을 끊을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의 한 수’(조범구 감독)는 가장 먼저 개봉하며 한국 영화의 패기를 보여줄 작품. 지난달 24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먼저 공개된 이 영화는 정우성의 액션 연기와 안성기-이범수-최진혁 등 배우들의 뛰어난 앙상블, 바둑의 철학을 담은 내용 등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 정우성의 모습은 ‘도둑들’, ‘신세계’, ‘관상’ 등의 영화를 통해 연기 인생 전성기를 다시 맞이한 이정재에 비견되며 ‘정점을 맞이했다’는 게 중론.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다소 잔혹하다는 지적이 있으나 특유의 통쾌함을 갖추고 있어 그 분야의 1인자 ‘아저씨’에 버금간다는 평이다.
좋은 평가에 걸맞게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2일 정오 ‘신의 한 수’는 맥스무비에서 41.67%, 인터파크에서는 44.02%, 티켓링크 47.44%를 기록하며 과반수에 가까운 예매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기록은 ‘신의 한 수’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와의 정면승부에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킨 것으로, 흥행 쌍끌이 구도를 이으며 눈부신 선전을 펼칠 것을 기대케 했다.
상반기 박스오피스는 할리우드산 액션 블록버스터와 한국산 상업영화의 전쟁터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흥행을 이룬 복병 ‘겨울왕국’을 제외하고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 물 건너온 미국 히어로 물 시리즈가 상위권을 점령했고 ‘수상한그녀’, ‘역린’, ‘표적’, ‘끝까지 간다’ 등의 영화가 이에 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번 여름에도 반복될 예정이다. 7월만 해도 7월 17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7월 24일 개봉하는 ‘드래곤 길들이기2’, 7월 31일 개봉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SF-판타지 영화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박스오피스 1위는 단 8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트랜스 포머: 사라진 시대’(마이클 베이 감독)다. 전야 개봉으로 이제 막 출사표를 던진 '신의 한 수'가 기대감만큼 한국 영화 부진의 고리를 끊고 시원한 흥행의 첫 단추를 꿸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신의 한수'는 범죄로 변해버린 내기바둑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안길강, 최진혁, 이도경, 정해균, 안서현 등이 출연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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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