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수많은 악조건을 극복하고 2년 연속 10승 사냥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또 한 번 불운에 고개를 떨궜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7이닝 2실점(7피안타 8탈삼진) 쾌투를 뽐냈다. 류현진은 3-2로 앞선 8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게 사실. 류현진은 원정 경기에서는 6승 1패 평균 자책점 1.62로 선전했다. 반면 홈 경기에서는 3승 3패 평균자책점 5.03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낮 경기에서도 이렇다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낮경기에서 4승 2패를 거뒀지만 평균 자책점이 4.06으로 높았다. 밤 경기 성적(5승 2패 평균 자책점 2.62)과는 대조를 이룬다. 아메리칸 리그와의 인터리그 성적 또한 신통치 않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야시엘 푸이그, 아드리안 곤살레스, 후안 유리베, 핸리 라미레스 등 다저스의 주축 타자들이 선발 명단에서 대거 빠졌다. 이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그냥 1,2점 내보고 류현진에게 알아서 잘 던지라고 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류현진은 선발 중책 뿐만 아니라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 본능까지 발휘했다. 지난해 4월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 두 번째 멀티히트. 류현진은 0-2로 뒤진 5회 2사 1루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렸다. 1루 주자 미구엘 로하스는 홈까지 파고 들었다.
클리블랜드 선발 트레버 바우어는 류현진에게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디 고든과 A.J. 엘리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안드레 이디어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이 모든 게 류현진의 한 방 덕분이었다.
7이닝 2실점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류현진은 1점차 앞선 8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는 행복 끝 불행 시작이었다. 다저스의 두 번째 투수 브라이언 윌슨은 이번에도 ⅓이닝 3실점(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불쇼를 벌였다. 야수들의 실책 또한 한 몫 했다. 다저스는 1점차 앞선 8회 3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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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