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류현진이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도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3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정작 손에 남는 것은 적었다. 선발 라인업에서 야시엘 푸이그, 아드리안 곤살레스, 후안 유리베가 빠진 채 임한 경기여서 불펜 브라이언 윌슨의 ‘불쇼’가 없었다면 류현진의, 류현진에 의한, 류현진을 위한 경기가 될 뻔 했다.
7이닝 7피안타 2실점. 탈삼진 8개. 2타수 2안타 타점 득점 각각 하나 씩. 공수에서 보여준 최고의 활약이 3-2로 앞서던 8회 등장한 윌슨의 부진으로 인해 빛이 바래고 말았다.

공격 얘기 먼저. 팀의 역전에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0-2로 뒤진 5회 2사 1루에서 류현진이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3회 중전 안타를 날렸던 류현진에게 홈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볼카운트 0-1에서 들어온 93마일 짜리 빠른 볼에 류현진의 배트가 돌았고 타구는 좌익수 옆으로 가는 2루타가 됐다. 1루 주자 미구엘 로하스가 홈에 들어와 한 점차.
이 때까지 큰 어려움 없이 호투하던 클리블랜드 선발 트레버 바우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디 고든과 A.J. 엘리스에게 연속 볼 넷을 내줘(이날의 1,2번째 볼넷) 2사 만루가 됐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앙드레 이디어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지난 해 4월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안타를 날린 후 처음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당시엔 득점, 타점을 기록하지 않아 이날 경기가 ‘멀티히트+타점+득점’을 달성한 첫 경기가 됐다. 시즌 2번째 타점과 2번째 2루타.
마운드에서도 최근 4연속 경기 퀄리티 스타드를 달성했다. 홈런 한 방이 옥의 티였을 뿐이다. 0-0 이던 4회 1사 후 류현진은 얀 곰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 날의 4번째 진루(실책 진루 1개 포함). 다음 타자 라이언 라번은 이번 다저스와 3연전 중 처음으로 선발 우익수로 출장했다. 앞선 2경기에선 좌 타자인 데이비드 머피가 선발 우익수로 출장했다.
볼카운트 1-0에서 류현진이 던진 90마일짜리 속구가 약간 몰렸다. 좌측펜스를 넘어가는 2점 홈런이 됐다. 라번이 5월 23일 볼티모어 오리올즈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기록한 홈런이었다.
1회 2루타와 실책으로 맞은 1사 1,3루의 위기를 연속 타자 탈삼진으로 벗어난 류현진은 0-2로 뒤진 5회에는 이어진 동료들의 호수비로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1사 후 1회 2루타를 날렸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다시 한 번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날렸다. 이어 마이클 브랜틀리가 친 2루타성 직선타구를 다저스 3루수 미구엘 로하스가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2사 2루 카를로스 산타나의 우전 안타 때 다시 한 번 호수비가 나왔다. 볼을 잡은 다저스 우익수 스캇 밴슬라이크의 자로 잰 듯한 송구에 홈을 파고들던 2루주자 카브레라가 아웃 됐다.
류현진은 5이닝을 마쳤을 때 투구수가 80개에 이르렀으나 자신의 활약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인 6회는 9개의 투구로 수비를 마친 덕에 7회까지 투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날 무사사구 경기는 올 시즌 자신의 4번째. 앞선 6월 2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7탈삼진에 이어 이날은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101개. 시즌 평균자책점은 3.08로 좋아졌다.
류현진이 무사사구로 선발 임무를 마친 덕에 다저스 선발진은 메이저리그 타이 기록하나를 합작하기도 했다. 올 시즌 36연속 경기에서 선발 투수 모두가 2개 이하의 볼 넷을 내줘 미네소타 트윈스 선발진들이 2005년 4월 14일부터 5월 24일까지 세웠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이런 활약은 8회 두 번째로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의 부진이 있기 전까지만 빛날 뿐이었다. 윌슨은 나오자 마자 연속 볼 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고 1사 후 대타 데이비드 머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고의4구로 된 1사 만루에서는 마이크 아빌레스에게 2타점 우전적시타를 맞아 3-5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다저스는 윌슨을 내리고 J.P. 하웰을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8회 1사 후 스캇 밴슬라이크의 좌월 솔로 홈런(시즌 8호)도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연속 위닝 시리즈 행진도 6연속 시리즈에서 마감했으며 7월(미국 시간 기준)을 2연패로 시작하게 됐다.다저스는 4일부터 콜로라도 로키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원정 6연전(4연전+2연전)을 치른 뒤 홈으로 돌아온다.
클리블랜드는 선발 트레버 바우어가 6회 2사 1루에서 물러난 뒤(5.2이닝 6피안타 2볼넷 3실점) 전날과 같이 불펜 투수들이 이어 던지며 승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시즌 41승 43패로 5할 승률을 눈 앞에 두고 서부 원정 일정을 마치게 됐다. nangapa@osen.co.kr